[취재수첩] "금융지주 회장 선임이 대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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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금융부 기자 nyusos@hankyung.com
요즘 금융계에선 24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날은 우리 KB 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사의 차기 회장 선임절차가 마무리되거나,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는 날이다. 단순히 ‘누가 될까’ 하는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후보 간 암투과정에서 미확인 루머들이 난무하며 누적된 피로감을 이날을 계기로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금융지주 회장 선발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우리금융지주다. 23일 회추위에 이어 24일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발표할 예정인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그간 정치판 못지 않은 이전투구가 전개됐다. 주요 후보들에 대한 흑색선전성 투서가 청와대 등에 쏟아진 건 기본이다. 자기 사람으로 앉히려는 정치권과 관료들 간 볼썽사나운 알력 소식도 공공연하게 들린다.
KB금융지주도 만만치 않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미확인 루머가 끊임없이 나돈다. “A씨는 마포에 사무실을 얻어 본격 로비에 들어갔다” “B씨는 몇 주 전 골프장에서 사외이사들과 함께 운동을 했다” “C씨가 이미 청와대에서 내정사실을 통보받았다”는 등의 ‘카더라’ 통신들이다. 신동규 전 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24일 회추위를 꾸릴 예정인 농협금융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청와대와 정치권에 줄대기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에선 “대통령 선거 때도 이 정도로 흑색선전이 난무하지는 않았다”는 탄식이 쏟아졌다. 물론 금융지주 회장의 몸값이 최근 급등한 점이 난맥상의 배경이 됐을 것이다. 이명박정부 시절 KB 우리 하나 산은 등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대통령의 측근으로 채워져 ‘4대 천왕’으로 불렸다. 의외의 인물을 자주 발탁해 온 새 정부의 인사 스타일상 ‘나도 혹시…’ 하는 기대감에 로비를 한다는 인사들도 부쩍 늘었다. 일단 이름을 알려놓으면 다른 자리라도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금융가의 표정은 어둡다. 작년 하반기 대선을 전후해 일손을 놓고 있었는데,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한 금융지주사 임원의 관전평이 머릿속을 맴돈다. “로비로 흥한 자는 로비로 망한다고 했습니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는 게 그간 금융계의 역사였습니다.”
박신영 금융부 기자 nyusos@hankyung.com
금융지주 회장 선발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우리금융지주다. 23일 회추위에 이어 24일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발표할 예정인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그간 정치판 못지 않은 이전투구가 전개됐다. 주요 후보들에 대한 흑색선전성 투서가 청와대 등에 쏟아진 건 기본이다. 자기 사람으로 앉히려는 정치권과 관료들 간 볼썽사나운 알력 소식도 공공연하게 들린다.
KB금융지주도 만만치 않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미확인 루머가 끊임없이 나돈다. “A씨는 마포에 사무실을 얻어 본격 로비에 들어갔다” “B씨는 몇 주 전 골프장에서 사외이사들과 함께 운동을 했다” “C씨가 이미 청와대에서 내정사실을 통보받았다”는 등의 ‘카더라’ 통신들이다. 신동규 전 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24일 회추위를 꾸릴 예정인 농협금융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청와대와 정치권에 줄대기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에선 “대통령 선거 때도 이 정도로 흑색선전이 난무하지는 않았다”는 탄식이 쏟아졌다. 물론 금융지주 회장의 몸값이 최근 급등한 점이 난맥상의 배경이 됐을 것이다. 이명박정부 시절 KB 우리 하나 산은 등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대통령의 측근으로 채워져 ‘4대 천왕’으로 불렸다. 의외의 인물을 자주 발탁해 온 새 정부의 인사 스타일상 ‘나도 혹시…’ 하는 기대감에 로비를 한다는 인사들도 부쩍 늘었다. 일단 이름을 알려놓으면 다른 자리라도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금융가의 표정은 어둡다. 작년 하반기 대선을 전후해 일손을 놓고 있었는데,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한 금융지주사 임원의 관전평이 머릿속을 맴돈다. “로비로 흥한 자는 로비로 망한다고 했습니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는 게 그간 금융계의 역사였습니다.”
박신영 금융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