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상큼·발랄 '주니엘', 국민 여동생 될까
“오늘 꽃을 많이 받았네요! 스무 살이 된 기분이요? 사실 뭐가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전 아직도 제가 어린 것 같아요.”

[텐아시아] 상큼·발랄 '주니엘', 국민 여동생 될까
봄바람이 불어오는 것만 같았다. 텐아시아의 인터뷰실에 들어서는 가수 주니엘에게선 꽃향기와 풀 내음이 섞인 듯한 싱그러움이 풍겼다. 오렌지와 레몬을 연상시키는 주황·노랑빛깔의 옷과 손톱 색깔은 꽃을 수놓은 듯했다.

청소년 홍보대사이기도 한 주니엘은 지난 20일 성년의 날을 맞아 광화문에서 사인회를 하고 텐아시아를 찾았다. 중학교 때 현재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으로 들어간 그는 올해 성년이 됐다. 1993년 9월3일생이니 만으로 스무 살이다.

지난해 데뷔한 주니엘은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서 독자적 위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다음달 7일로 데뷔 1년을 맞는 그는 최근 세 번째 미니앨범 ‘폴 인 엘(Fall in L)’을 내놓고 타이틀곡 ‘귀여운 남자’로 활동하고 있다.

“‘일라일라’ ‘나쁜 사람’은 슬프고 애절하잖아요.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 ‘귀여운 남자’로 변신을 시도했어요. 밝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요. 저, 그렇게 우울한 아이 아니거든요, 호호.”

‘귀여운 남자’를 이상형으로 내세운다는 노랫말과 주니엘의 발랄한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다. 그의 바람대로 노래를 듣는 이들도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며 호응하고 있다. ‘귀여운 남자’ 외의 곡들에는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주니엘이 직접 작사·작곡한 ‘데이트’는 어쿠스틱 기타와 신시사이저가 조화를 이룬 셔플 리듬이 눈길을 끄는 팝이다. 왈츠 장르인 ‘잠꼬대’에선 달콤한 분위기가 풍긴다.

[텐아시아] 상큼·발랄 '주니엘', 국민 여동생 될까
“아무래도 봄이다 보니 봄 분위기에 맞게 곡을 만들어 봤어요. ‘잠꼬대’는 봄의 나른한 느낌을 내려고 했죠. 작곡은 보통 집에서 하는데 방문을 꼭 잠근 채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 두고 해요.”

주니엘은 고등학교 시절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직접 기타를 연주하고, 작사·작곡을 하는 등 ‘내공’을 쌓았다.

일본에서 홀로 생활하며 길거리 공연을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한 경험이 스무 살의 그녀를 강단 있게 만들어준 셈이다.

“사실 일본에 있을 땐 주변에 (저의 끼를)풀어 놓을 데가 없었기에 지금 좀 질풍노도 같기도 해요, 호호.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 ‘일본에 가 볼래?’라는 권유를 받는다면, 당연히 갈 거예요.”

그는 일본에서 활동하며 부른 노래를 모두 직접 작곡했다. 다른 가수들보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일찍부터 길거리 공연장을 찾아 기다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직접 손으로 팸플릿을 만들어 팬들에게 나눠주고, 팬들의 눈빛을 바라보며 즉석에서 던진 질문에 답하는 일. 그에게는 그야말로 호흡 같았던 그 소통이 때로는 그립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홍대 앞에서 길거리 라이브를 하고 싶어요. 해외 팬들도 가끔 요청하시거든요.”

한없이 여리고 사랑스럽기만 할 것 같은 주니엘은 좋고 싫음이 명백한 편이다. 때론 등산을 하며 자연에서 작곡의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어떤 날에는 마음 내키는 대로 뒹글거리기도 하는 등 기준은 오로지 자신의 마음이다.

“자유로운 걸 추구하거든요. 정해진 틀에 갇히는 것, 그런 게 싫어요. 동생이 배우를 꿈꾸고 있지만 조언을 해 주는 편은 아니에요. 스스로 부딪혀 봐야 하거든요. 앞으로의 주니엘이요? 1등을 안 해도 좋으니 오래 오래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들어주고 ‘아, 그때 내가 이랬지’라고 생각해 줄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거요.”


이재원 텐아시아 기자 jjstar@tenasia.co.kr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