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텍 전시장을 찾은 한 주부가 선착순이벤트에 참여, 경품 추첨을 하고 있다.
세텍 전시장을 찾은 한 주부가 선착순이벤트에 참여, 경품 추첨을 하고 있다.
서울 세텍(SETEC) 전시장은 23일 행사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150여개 출산·유아 용품 업체들은 새벽부터 손님 맞을 채비를 마쳤다. 입장을 위한 줄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임신 8개월인 장미영 씨(32)는 “박람회를 보기 위해 행사 시작 한 시간 반 전에 왔다”며 “태어날 아기를 위해 아동 도서와 교육용 칠판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에는 임신부뿐 아니라 아빠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정관원 씨(39)는 출산을 앞둔 아내와 함께 박람회를 찾았다. 정씨는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에게 별다른 도움을 못 줬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출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두 달 된 딸을 데리고 온 김대영 씨(33)는 “출산 후 처음으로 유아용품 박람회를 찾았다”며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저렴하고 품질 좋은 베이비시트를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엄마들 최대 관심은 유모차

관람객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붙잡은 상품은 유모차였다. 스토케, 페도라 등 국내외 유모차 업체들이 들어선 제2전시장에는 유모차를 끌고 밀어보는 주부들로 붐볐다. 이탈리아 유모차 브랜드 잉글레시나는 행사 시작 한 시간 만에 73만원짜리 제품을 모두 팔았다.

디자인보다 실용성에 무게를 둔 상품들이 특히 인기였다. 김이호 끄레델 팀장은 “유모차 트렌드가 ‘보이는 것’에서 ‘실용적인 것’으로 변했다”며 “안전성은 기본이고 무게는 가벼운지, 폴딩(접는 것)은 편리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아이디어 상품도 ‘인기’

음악이 흘러나오는 매트, 어린이용 네일아트, 실리콘 젖병, 유아용 건강식 등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상품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최초 ‘셔링 기저귀’ 특허를 받은 자운영 부스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이 업체는 천기저귀에 주름을 잡아 배설물이 새지 않게 만들었다. 1회용 기저귀에 적용되는 기술로 실용성을 더했다.

영유아 건강식품 전문업체인 미즈앤코(대표 권오윤)는 ‘김영희 우리애들 밥상’ 브랜드로 김, 이유식 등 50여종의 상품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유모차부터 속싸개까지 ‘반값’

주부 권이윤 씨(35)는 아들에게 입힐 옷과 이유식 전용 도마, 사탕수수로 만든 그릇, 유아용 간식 등을 구입했다. 권씨는 “평소 쇼핑할 때보다 더 많은 상품을 샀다”며 “시중보다 저렴하게 팔아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많은 업체는 최대 반값에 상품을 판매했다. 스토케, 오가닉, 퀴니 등 유모차와 베이비시트 전문업체들은 전시된 상품을 시중가보다 20~30% 저렴하게 팔았다. 사회적 기업 아람비누는 돌 답례품을 반값에 선보였다.

◆‘베이비무브’ 아기띠 첫 공개

프랑스 명품 유아용품 업체인 ‘베이비무브’는 아기띠를 국내에 첫 공개했다. 베이비무브는 ‘쿡마스터’(찜기)로 국내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업체.

이번에 공개한 아기띠는 내장형 시트가 달려 있어 신생아도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어깨 끈과 복부조절 끈을 사용해 기존 제품보다 편리하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이구 베이비무브코리아 대표는 “많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아기띠를 처음 공개했다”며 “박람회를 통해 연매출을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자신했다.

이미나/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