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세대교체 '58년생 3인방' 약진
오는 8월 말 임기가 끝나는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후임에 위성호 신한은행 부행장(55)이 내정됐다. 신한생명 사장에는 이성락 신한아이타스 사장(55)이 선임됐다.

신한금융지주는 23일 이사회 및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및 지주회사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자경위는 이재우 사장의 후임으로 위 부행장을 사실상 내정했다. 이 사장은 신한카드를 업계 1위로 이끌었지만, 지난 6년간 CEO를 맡아와 교체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위 부행장은 일단 신한카드 부사장으로 선임된 뒤 이 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8월 사장에 오르게 된다.

신한카드 사장을 맡게 될 위 부행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신한금융 통합기획팀장, 경영관리담당 상무, 신한지주 부사장 등을 지냈으며 신한은행 WM그룹장(부행장)을 맡아왔다. 2007년 LG카드 인수합병(M&A)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10년 ‘신한사태’에 깊숙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점이 부담이었으나, 이번에 이런 부담을 덜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생명 사장에는 이성락 사장이 선임됐다. 이 신임 사장은 건국대 경제학과를 나와 신한은행에서 PB그룹장, 기관그룹 부행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 요직을 거쳐 2011년부터 펀드 전문 서비스회사인 신한아이타스 사장을 맡아왔다.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사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비주력 자회사로 옮겼지만, 이번에 은행, 카드에 이어 신한금융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생명 사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연임이 유력했던 권점주 현 신한생명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신한생명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일부 직원들이 방카슈랑스 판매를 위해 은행들에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오세일 전 신한은행 부행장(56)은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에 기용됐다. 오 신임 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신한은행에 입행해 IB그룹장(부행장) 등을 지냈다.

최범수 신한지주 부사장(경영전략기획담당·57)은 신한아이타스 사장에 선임됐다. 신한금융의 전략을 총괄할 신한지주 부사장은 김형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55)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영남대 경제학과를 나와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쳤다. 역시 ‘신한사태’의 핵심 인물로 거론됐으나,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맡아 그룹의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성락 사장 위성호·김형진 부사장은 1958년생 동갑내기다. 금융계 에서는 한동우 회장이 신한사태에 관련됐던 이들 3명을 중용함으로써 조직의 안정을 꾀하고 경쟁적인 후계구도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라응찬 전 회장은 물론 신상훈 전 사장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내년 3월 자신의 임기만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자경위는 윤승욱 신한은행 강남금융2본부장(54)을 신임 부행장보로 선임했다. 신한금융투자 상근감사위원으로는 최규윤 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59)이 내정됐다. 임기 만료되는 신한생명의 정진택 상근감사위원과 이천식 배형국 부사장은 연임됐으며 손명호 김철 한충섭 본부장은 신임 부사장보로 임명됐다.

류시훈/장창민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