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해 가결시킨 뒤 회사측과 임단협 협상에 들어가 주목된다. 노조의 쟁의행의 가결에도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

24일 르노삼성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23일 투표에서 조합원 재적인원 2642명 중 98.1%가 투표해 95.8%인 2483명이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찬성률로 환산하면 94%로,반대는 109명(4%)에 불과했다.

노조는 이같은 내용을 회사측에 전달하고 회사측과 임단협 교섭에 나섰다. 그러나 사측이 요구한 임금 동결, 연월차 25일의 비가동일 사용, 본인과 배우자 종합검진 축소 등을 고수한다면 즉각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지난해 8월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가 부분파업을 벌여 생산라인을 멈춘 이래 두 번째 파업이 된다. 고용환 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번 결과는 지난해 희망 퇴직 이후 갈수록 악화되는 근무여건과 고용안정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며 노조에 거는 기대도 크다는 방증”이라며 “사측이 노조 요구수준에 맞추지 않는다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에 고용안정과 회사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실적향상과 노동강도 강화에 대한 정당한 대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측은 임금동결과 연차 비가동일 사용, 복리후생변경(종합검진 축소)등을 노조측과 협의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현재 누적적자가 3400억원인데다 판매량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측이 쟁의행위를 결정해 안타깝다”며 “끝까지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는 르노삼성차 사태에 대해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최근 르노그룹에서 로그 후속모델 생산과 관련해 1700억원을 투자하는데다 10월부터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우려돼 걱정된다“며 ”노사가 끝가지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복수노조 출범 이후 사측과의 첫 임금·단체협약에서 결렬되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도 20일 중지결정이 나자 쟁의행위 투표에 들어갔다.

노조는 지난해 첫 희망퇴직을 실시해 800여 명이 회사를 떠나고 업무강도가높아진 상황에서 사측의 임금 동결과 복지 축소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