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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선생은 102년 전(1911년) 오늘, 서울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형제들도 일찍 세상을 떠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외톨이 생활이 감수성을 키웠던 것일까. 열세 살 때 지은 시 ‘봄’이 잡지 ‘신소년’에 실렸다. 2년 뒤엔 시 ‘오뚝이’가 ‘어린이’ 잡지에 소개됐다. 이듬해 “조선의 동포들아 이천만민아 (중략) 우리가 만들어서 우리가 쓰자”라는 시(조선물산장려가)로 천재 소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소파 방정환 선생과 어울리면서 국내 최초 동요집(윤석중 동요집)을 내는 등 아동문학가로 입지를 굳혀갔다. ‘꽃밭’ ‘굴렁쇠’ ‘소년’ ‘유년’ 등 주요 소년잡지 발행 과정에 대부분 참여했다. 1954년엔 ‘새싹회’를 창립, ‘소파상’을 제정하고 ‘장한 어머니상’을 만들었다. 1978년에는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스스로를 ‘어린이의 시중꾼’이라 불렀던 선생은 ‘새신’ ‘짝자꿍’ ‘기찻길 옆’ 등 모두 1300여편의 시를 남겼다. 그중 800여편이 동요가 됐다. 말년에 전국을 돌며 각 학교에 교가를 지어줬던 선생. 2003년 12월 눈을 감았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