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적중…다시 주목받는 김중수의 입 "세계증시 동반급락 반복될 것"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으로 세계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올 들어 선진국 출구전략에 대비할 것을 꾸준히 경고해 온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의 발언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김 총재는 보란 듯이 “앞으로도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며 양적완화의 후유증을 재차 강조했다.

김 총재는 24일 한은에서 투자은행(IB)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런 (주가 급락) 현상을 여러 번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금리 조절을 대신해 쓴 무제한 채권 매입 등의 양적완화 정책을 말한다.

김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현재로서는 선진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출구전략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순차적으로 들어가도 우리가 받는 영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올초부터 선진국 출구전략에 대해 꾸준히 ‘경고음’을 울렸다. 지난 1월 금융협의회에서는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이) 생각보다 빨리 소위 언와인딩(unwinding·되감기)할 수 있다”며 처음으로 출구전략을 거론했다. 3월 경제동향간담회에서도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좀 더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통화정책을 정할 때 미국의 출구전략 등을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버냉키 의장 발언 직후 한국과 일본의 금리가 치솟고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그동안 기준금리 동결을 고수해 온 김 총재의 시각이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