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실패' 만도, 홍콩 입성 불발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홍콩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가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만도는 24일 자회사 만도차이나홀딩스의 홍콩거래소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홍콩 시장에서 만도차이나홀딩스 공모주 인기가 별로 없었던 탓이다.

만도차이나홀딩스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신주와 구주를 섞어 2억4340만주를 주당 6.8~8.6홍콩달러(약 986~1247원)에 팔려고 내놨다. 이 같은 희망 공모가는 주가수익비율(PER) 7.5~9.5배 수준에서 정해졌다.

만도 측은 희망 공모가 상단 인근에서 최종 공모가가 결정돼 3000억원 안팎의 자금 조달을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시작한 공모주 청약에서 홍콩 투자자들은 주로 희망 공모가 하단 쪽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공모자금은 당초 만도 측의 기대보다 적은 2300억~24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흥행실패 원인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고 엔화 약세 영향에 투자자들이 신중해 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 원인은 모기업 만도의 주가 급락이 꼽힌다. 만도는 지난달 그룹 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라건설을 살리기 위해 3000억원대 자금을 지원한 뒤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기업 만도의 PER이 8배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자회사 만도차이나홀딩스 공모주가 그보다 비싸게 팔긴 힘든 상황이었다”며 “만도 주가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면 그 때 다시 상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