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 직원들은 예외 없이 기계, 정보통신, 전기·전자, 재료·금속, 화공, 섬유, 생명(바이오), 환경 등 8개 기술 분야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을 골라 시험을 봐야 한다. 시험을 통과하려면 관련 분야의 전문 지식은 기본이고, 기술평가와 관련된 이론 및 실무적 공부도 해야 한다. 기보 특성상 이공계 전공자가 많지만 일부 인문학 및 어문계 출신은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00여명에 달하는 전체 임직원 중 1급을 딴 ‘마스터’는 46명에 불과하다. 기술평가사 1급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2급 자격 취득 후 최소 3년이 지나야 한다. 급수가 올라갈수록 시험의 난도도 올라간다. 1급 보유자들에게는 인사고과 시 미국회계사(AICPA), 채권관리사 1급에 준하는 가점을 준다. 그래서 직원들 사이에 1급을 따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재수생’도 많다는 후문이다. 기보는 도서 구입비용 지원, 온라인 강의 등을 지원한다.
기보 관계자는 “여러 분야에서 기술평가사 자격을 갖고 있는 직원도 있는 등 자체적으로 면학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며 “신용보증기금, 시중은행 등에서는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기보만의 차별화된 노하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