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꽃'이 뜬다…비빔밥·피자·샐러드와 함께 식탁에
식용 꽃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먹는 꽃’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식용꽃을 재배하는 전문농가가 생겨나고 농산물과 함께 진열해 판매하는 대형마트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꽃피자, 꽃비빔밥, 꽃샐러드 등 다양한 식품이 레스토랑 등에서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부산 예동꽃농원은 올초 ‘동이꽃’이란 브랜드로 식용꽃을 내놨다. 330㎡(약 100평) 규모의 농장에는 팬지와 한련화, 베고니아, 임파첸스 등이 식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가격은 50g당 1만원으로 관상용 꽃에 비해 5배 비싸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게르마늄과 유용미생물(EM)을 섞은 흙에서 재배한다.

한상준 예동꽃농원 대표는 “일본과 미국에서 식용꽃이 건강식품으로 팔리는 것을 목격한 3년 전부터 식용꽃 재배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농원에 마련한 먹는 꽃 체험장에는 지난 한 달 동안 200여명이 방문할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먹는 꽃'이 뜬다…비빔밥·피자·샐러드와 함께 식탁에
식용꽃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도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인 블랙스미스는 꽃피자인 ‘피자 프리마베라(primavera)’를 주력 메뉴로 삼고 있다. 프리마베라는 봄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화덕에서 구운 피자 위에 제철 식용꽃과 채소를 고명처럼 올려 놓은 피자다. 부산 남포동에 있는 ‘이재모피자’에서도 예동꽃농원에서 납품한 동이꽃을 곁들인 ‘꽃피자’를 지난달 선보였다. 이재모피자 관계자는 “판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반응이 좋아 곧 하루 20판 정도는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식용꽃을 재배해 판매하는 충남 공주의 엔젤농장은 꽃비빔밥, 꽃젤리, 꽃롤케이크 등 꽃을 요리에 이용하는 방법을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꽃을 넣은 ‘머핀’과 ‘와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용꽃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용 장미에는 뇌질환 예방 효과를 지닌 폴리페놀이 녹차와 홍차보다 1.5~7배 많이 들어 있다. 프리뮬러 팬지 비올라 등에는 심혈관 질환을 방지하는 플라보노이드가 골드키위, 포도, 오렌지 등의 과일 껍질보다 1.8배가량 더 함유돼 있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의 이정아 박사는 “식용꽃을 취급하는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유통채널이 전년 대비 20~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