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및 식자재 업계의 ‘강자’인 아워홈이 흔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워홈의 작년 매출은 1조192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361억원)보다 3.49% 감소했다. 매출 감소세는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 뒤 13년 만에 처음이다. 대기업의 공공기관 단체급식 참여 금지 등에 따른 사업장 철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신규사업인 간편식 제품이 고전하고 있는 데다 싱카이 등 외식점포 출점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성장세를 되찾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높다.

○에버랜드에 1위 뺏겨

'규제 리스크'에 발목잡힌 아워홈
2000년 이후 줄곧 지켜오던 단체급식 및 식자재 시장의 1위 자리를 작년에 삼성에버랜드에 내줬다. 에버랜드의 단체급식 및 식자재 부문을 맡고 있는 FC사업부는 작년에 1조27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17.1%의 증가세다.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 등 경쟁사들의 매출도 지난해 대부분 증가했다.

그러나 아워홈은 공공기관 단체급식 시장에서 대기업은 철수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직격탄을 맞았다. 총 43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7곳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던 아워홈은 이 중 2곳을 중소 급식사에 빼앗겼다. 올해 중 추가로 5개 사업장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에버랜드는 대기업인 우리투자증권 서울반도체 등의 사업권을 획득하는 등 공격적으로 신규 거래업체를 발굴, 외형을 확장했다는 분석이다.

○신규사업 고전


'규제 리스크'에 발목잡힌 아워홈
매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간편식 시장에서도 고전 중이다. 2007년 ‘손수’라는 상표로 첫선을 보인 냉장간편식 제품의 점유율은 5% 안팎에서 정체되거나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손수 브랜드의 육개장, 황태해장국, 대구탕, 동태탕, 알탕 5개 품목의 ‘냉장 간편식’ 카테고리 내 매출 점유율은 지난 3월 말 7.9%에서 4월 말에는 6.4%로 하락했다. 또 다른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는 2월 말 5.1%를 찍었던 사골곰탕의 점유율이 4월 말 3.7%로 줄었다.

이 밖에 싱카이, 오리옥스 등 24개 점포가 영업 중인 외식부문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최근 역세권 100m 이내에만 출점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신규 출점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일감 몰아주기 복병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가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아워홈이 식자재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설립한 레드앤그린푸드는 아워홈이 35%, 구지은 아워홈 전무 등 특수관계인이 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2005년 7월 설립한 이후 8년이 다돼가지만, 지난해 매출 830억원 모두가 관계사인 아워홈, 캘리스코, 비에스시스템에서 발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