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잠룡들 '몸풀기' 나서나
작년 대선에서 활동했던 야권 잠룡들이 본격 활동에 나서고 있다. 야권을 이끌어갈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26일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한 것을 계기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본격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당의 자산인 문 의원이 나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경쟁하는 것도 당으로선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지난해 대선 뒤 침묵을 지키다가 최근 현안에 대한 발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신당’에 대해 “경쟁을 통해 혁신할 수 있는 계기”라며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도록 제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야권 혁신과 관련해 ‘시민정치론’을 언급한 데 이어 소셜네트워크인 트위터에도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시로 올리고 있다. 평화적 한반도 관리를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포럼 발족도 추진하고 있다. 협동조합 관련 토론회도 열었다.

문 의원의 행보를 자극한 건 안 의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의원의 세력화 흐름이 문 의원에게 공간을 열어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지난 22일 외곽 조직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출범시켰다. 이사장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소장은 장하성 전 안철수 캠프 국민정책본부장이 맡았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이 외곽 조직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민생엔 정책 개발이 우선인 만큼 내일은 정책 개발과 연구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내일’의 이사장을 맡은 최 명예교수는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손 고문과 안 의원과의 연대설도 나오고 있다.

독일에서 연수 중인 손 고문은 7월 초 대학생 및 지지자 700여명과 함께 20여일간 유럽 전역을 도는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여행 경비는 각자 부담하는 이 행사에서 손 고문은 대선 경선 당시 내걸었던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정책 비전도 밝힐 예정이다. 손 고문 측은 “8월께 돌아와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손 고문의 외곽조직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은 최근 정치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손 고문이 직접 강의하는 계획을 잡았다.

강사로 최장집 명예교수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등이 참여해 정치와 남북관계, 지방자치 행정 등을 다룬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