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 일부가 다음달 치러지는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응시 자격을 박탈당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부 학원의 SAT 문제 유출을 막기 위해 문제 유출자를 학원가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26일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와 미국교육평가원(ETS)에 따르면 칼리지보드는 지난 25일 새벽 일부 한국 학생들에게 보안상의 이유로 다음달 1일 치러질 예정인 SAT를 볼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을 보낸 학생이 몇 명이고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ETS코리아 관계자는 “이메일을 받은 학생은 한국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도 시험을 칠 수 없다”며 “다만 다음번 시험은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메일을 받지 않은 학생은 예정대로 시험을 볼 수 있다. 앞서 칼리지보드는 국내 일부 학원이 시험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5월 시험과 6월 시험 중 선택과목인 생물시험을 취소했다.

서울시교육청은 SAT 문제 유출 학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새로운 SAT 학원의 등록을 제한하고 문제를 일으킨 학원이 설립자 명의나 위치만 바꿔 재등록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SAT 교습학원 정상화 대책’을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문제를 유출하고도 ‘족집게’로 소문나면서 인기를 끌거나 학원 간판만 바꿔 달아 영업하는 고리를 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무등록 학원은 즉시 폐쇄 조치하고 불법 시설임을 알리는 게시문도 붙이기로 했다.

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12개 학원에 대해서는 27일부터 31일까지 집중 점검에 나선다. 여름방학을 맞아 유학생들이 일시 귀국해 학원에 몰리는 6~8월에는 전체 학원을 특별 점검하기로 했다. 서울지역 등록 SAT 학원은 63개로 모두 강남지역에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