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싸구려’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토종 브랜드가 프랑스, 영국 등에 당당히 입성하면서 중국산 제품의 이미지가 탈바꿈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고급 이미지를 유럽 시장에 알린 첫 번째 주자는 샹시아. 고풍스러운 수제 캐시미어 의류가 전문인 샹시아는 최근 프랑스 파리 세브르가의 에르메스 매장과 마주보는 매장을 열었다. WSJ은 “얼핏 보면 에르메스의 계열사처럼 보이지만 이 매장은 중국 토종브랜드 샹시아의 첫번째 해외 매장”이라며 “명품 업체들이 10여년간 중국 공장에서 자사의 제품을 만들며 전수한 노하우가 중국 명품들에서 그대로 묻어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불고 있는 ‘명품 붐’이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에서 루이뷔통과 구찌는 이미 포화상태다. 이 때문에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남과 다른 명품을 찾는 수요가 늘었고,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토종 명품 브랜드들이 탄생한 것이다.

샹시아 외에도 중국 토종 구두브랜드 매리 칭은 유럽과 미국에 다수의 매장을 갖고 있고, ‘중국의 티파니'로 불리는 시계브랜드 키린은 유럽과 홍콩, 중국에 11개 매장을 열었다. 38년 전통의 남성의류 브랜드 보시뎅은 중국에만 1만10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최근 런던에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이들은 당당하게 ‘100% 메이드 인 차이나’를 내세운다. WSJ은 “일본이 5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중국이 제조업 기지에서 명품 디자인의 국가로 거듭날 날이 머지 않았다”며 “이들은 중국산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을 세계에 뽐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