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창의 ‘완련초당도’ (1597년, 종이에 수묵, 개인소장)
동기창의 ‘완련초당도’ (1597년, 종이에 수묵, 개인소장)
명나라 후기의 문인화가 동기창(董其昌·1555~1636)은 산수화를 두 가지로 나눠 정신세계를 묘사한 남종화와 외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북종화로 구분했다.

‘완련초당도(婉草堂圖)’는 그런 동기창의 미의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소비산에 은둔해있던 친구 진계유의 완련초당을 방문하고 그린 것이다. 그는 여기서 초당의 구체적인 모습보다는 심산유곡의 그윽한 정신적 분위기를 나타내려 했다. 그의 이론은 정신적 가치를 고양시키는 데는 기여했지만 창작행위를 감성이 빠진 딱딱한 먹의 유희로 몰아간 점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정신성도 감성의 그릇에 담아야 제맛을 내는 법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