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초선 1년의 해외출장
국회의원이 된 후 첫 해외 일정인 4박5일 중국 출장에 입 주위가 부르텄다. 마지막 방문지인 칭다오에서는 딱지 얹은 얼굴로 인사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

첫 방문지인 베이징에서의 주요 관심사는 북한 핵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 측의 태도였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한국이나 서방세계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습니다.” 중국의 학자와 정부관계자가 자주 언급한 이야기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한반도의 평화를 해친다는 이유로 북한의 핵보유를 일관되게 반대했으나 북한이 일방적으로 핵을 선택했고, 그 때문에 중국이 유엔안보리 제제 결의안에 찬성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발언이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지,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에 대해 중국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충칭과 칭다오에서는 중국의 경제정책이 흥미를 끌었다. 중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이 평균 7%대인 데 반해 충칭은 약 13%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도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높은 소득불평등은 충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것이 중국 사회의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판단 아래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노동자의 임금을 두 배 이상 올린다고 발표했다. 때문에 20년 가까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한 교민은 “한국으로의 유턴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값싼 인건비는 더 이상 중국시장의 매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은 상당히 다른 나라이지만 북한 핵과 소득불평등이라는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2011년 한국의 전체 수출 중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29.8%로 미국 EU 일본을 합친 27.2%보다 높다. 또한 한·중 FTA 등 경제협력 방안도 관심사다. 양국이 어떤 선택을 하든 상호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5월 말이면 의원이 된 지 1년이 되는 초선 의원의 중국 출장은 질문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작은 노트에 빼곡히 적어둔 질문과 고민에 대한 답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향후 의정활동 계획에 중국을 넣었다. 더불어 필요하다면 해외 출장을 마다치 않겠다는 생각도 한다. 단 다음 출장에서는 입술 주변이 부르트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은수미 < 민주당 국회의원 hopesumi@na.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