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미공개 정보로 그룹주 시세조종" CJ "주식물량 많아 어렵고 하락땐 손해"
CJ그룹 비자금 및 탈세수사 관련 의혹이 연일 쏟아지면서 CJ 측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검찰이 각종 의혹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의혹이 부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J 측은 법정에서 가려지기도 전에 의혹이 사실인 것처럼 비쳐지는 데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룹 재편 과정에서 차익?

27일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은 CJ가 2007년 지주회사인 CJ(주)와 사업회사인 CJ제일제당으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주가변동을 통해 이재현 회장이 챙긴 이득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 회장의 CJ(주) 지분율은 2006년 말 19.73%에서 2007년 말 43.36%로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CJ 측은 “이 회장은 그룹 재편과정에서 지분율을 높이는 데 돈 한 푼도 안 들였다”고 반박했다. CJ 측은 주당 30만원에 CJ제일제당 주식을 팔라고 공개매수했고, 이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CJ제일제당 주식을 8만원대 CJ(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현물출자 방식으로 CJ(주) 주식을 갖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CJ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주회사 주식을 들고 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CJ(주) 주식을 샀지만 주가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최근에 주가가 많이 올라 이 회장 보유 주식의 가치가 1조원 정도 된다”고 전했다.

◆미공개 정보 이용했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은 CJ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었음에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은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외국인을 가장한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CJ(주)와 CJ제일제당 주식을 거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최근 10년 동안 유·무상 증자에 참여하거나 배당받은 외국인 명단을 제출받았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2008년 3월 CJ 측이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기 전에 외국인들이 대거 사들였다가 주가가 오르자 팔아치운 정황이 드러났다.

CJ 측은 이와 관련, “재무팀에서는 해외 투자와 해외 거래에 대해서는 파악을 못하고 있다”며 한발 뺐다. 해외자금 거래는 홍콩법인장을 지낸 신모 전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측은 그러나 “CJ그룹 발행주식 물량이 많고 시장이 기업 의도와 반대로 움직이면 손해볼 수도 있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는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부동산·미술품 구입 의혹도 사실과 달라

CJ 측은 이 회장의 차명재산 규모가 최대 3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조부인 이병철 회장에게서 일부를, 모친인 손복남 CJ그룹 고문에게서 주식 형태로 일부 상속받았다고 했다.

CJ 측은 2008년 이후 미술품은 작품명까지 일일이 국세청에 다 신고했으며, 화성동탄 물류단지사업 관련한 부당이득설에 대해 갑자기 해당 지역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중도에 빠져나왔다고 해명했다.

김병일/정소람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