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불황인데…H형강 때아닌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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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공장 건설 늘며 수요 몰려…현대제철 등 생산 확대
재고도 급격히 감소
주문 물량 대기 어려워
본격 업황회복은 미지수
재고도 급격히 감소
주문 물량 대기 어려워
본격 업황회복은 미지수
철강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H형강 생산업체들이 공장을 풀가동하는 등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제2 휴대폰 공장 착공 등으로 단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H형강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제철 인천·포항공장과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5월 가동률이 100%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대규모 건설 공사가 시작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재고까지 급감하고 있어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휴가 시즌까지 이런 특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형강은 단면이 ‘H’ 모양인 열연 제품으로 건축물 뼈대로 많이 쓰인다.
◆가동률 100% 육박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이달 H형강 공장 가동률은 올 들어 최고 수준이다. 평상시 70% 수준이던 가동률이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정기 보수에 들어간 라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풀가동되고 있다. 올초만 해도 건설경기 부진과 저가 수입품 유입 등으로 고전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호황이라는 게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H형강 생산량은 지난해 10월 21만5000t가량에서 지난 3, 4월에는 각각 26만2000t과 26만4000t으로 늘어났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5월 생산량은 이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문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고량도 급 감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H형강 재고는 2012년 8월 33만t으로 최고치를 나타낸 이후 21만t가량을 유지하다가 최근 14만t으로 줄어들었다.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평소 약 6만~7만t의 H형강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왔는데 최근에는 4만t으로 줄었다”며 “생산라인 유지 보수를 자제하고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 수혜
H형강 수요가 ‘반짝’ 급증한 것은 대형 건설 프로젝트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말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 옌빙공단에 착공한 제2 휴대폰 공장이 대표적이다. 총 20억달러를 들여 1.1㎢(34만평) 대지에 짓는 이 공장의 철구조물은 국내에서 제작되며, H형강 특수를 불러왔다. 현대제철은 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H형강의 70~8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 LG전자 평택 공장 등의 증설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젝트별로 수만t의 H형강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그동안 미뤄졌던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 속속 시작되고 있다”며 “대기업 공장 건설과 증설에는 저가 수입품이 아닌 국내산 고급 제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는 최소 올여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본격적인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경기 등이 아직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사들이 단기 특수를 맞아 가격할인 축소 등을 통해 H형강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 업황이 불투명해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H형강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제철 인천·포항공장과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5월 가동률이 100%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대규모 건설 공사가 시작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재고까지 급감하고 있어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휴가 시즌까지 이런 특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형강은 단면이 ‘H’ 모양인 열연 제품으로 건축물 뼈대로 많이 쓰인다.
◆가동률 100% 육박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이달 H형강 공장 가동률은 올 들어 최고 수준이다. 평상시 70% 수준이던 가동률이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정기 보수에 들어간 라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풀가동되고 있다. 올초만 해도 건설경기 부진과 저가 수입품 유입 등으로 고전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호황이라는 게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H형강 생산량은 지난해 10월 21만5000t가량에서 지난 3, 4월에는 각각 26만2000t과 26만4000t으로 늘어났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5월 생산량은 이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문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고량도 급 감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H형강 재고는 2012년 8월 33만t으로 최고치를 나타낸 이후 21만t가량을 유지하다가 최근 14만t으로 줄어들었다.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평소 약 6만~7만t의 H형강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왔는데 최근에는 4만t으로 줄었다”며 “생산라인 유지 보수를 자제하고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 수혜
H형강 수요가 ‘반짝’ 급증한 것은 대형 건설 프로젝트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말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 옌빙공단에 착공한 제2 휴대폰 공장이 대표적이다. 총 20억달러를 들여 1.1㎢(34만평) 대지에 짓는 이 공장의 철구조물은 국내에서 제작되며, H형강 특수를 불러왔다. 현대제철은 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H형강의 70~8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 LG전자 평택 공장 등의 증설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젝트별로 수만t의 H형강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그동안 미뤄졌던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 속속 시작되고 있다”며 “대기업 공장 건설과 증설에는 저가 수입품이 아닌 국내산 고급 제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는 최소 올여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본격적인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경기 등이 아직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사들이 단기 특수를 맞아 가격할인 축소 등을 통해 H형강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 업황이 불투명해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