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 장하나 "1년 전 살뺐더니 210야드밖에 안나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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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늘리고 호쾌한 스윙…제자리 다시 찾았죠
유치원 때 검도 배워…어깨·팔 힘 세져
몽고메리도 반한 스윙…우즈가 보고 "美 가자"
"장하나 플레이 보면 속 시원하다" 듣고싶어
유치원 때 검도 배워…어깨·팔 힘 세져
몽고메리도 반한 스윙…우즈가 보고 "美 가자"
"장하나 플레이 보면 속 시원하다" 듣고싶어
“지난해 초 보통 260야드 나가던 드라이버샷 거리가 200~210야드로 줄어든 적이 있어요. 그린을 공략할 때 남들은 웨지를 쓰는데 저는 롱아이언을 쳐야 했죠.”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년 전 드라이버샷 거리가 아마추어 골퍼 수준으로 짧았다는 장하나(21·KT)의 말은 기자의 귀를 의심케 했다. 지난 26일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6연승을 거두며 우승한 장하나는 말 그대로 파워풀한 드라이버 스윙으로 골프팬들을 사로잡았다. 올해 투어에서 그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평균 279.19야드(KLPGA 집계)다.
“제가 1년 전에는 지금보다 12㎏가량 살이 빠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어요.”
장하나는 1년 전 “왜 이렇게 힘든 것을 시작했을까. 골프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악의 슬럼프였다. 그는 부진의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프로가 된 뒤 예쁘게 보이고 싶은 생각도 강했고요. 그러다보니 음식을 조절하면서 살을 뺐죠.”
지난해 상반기 열린 5개 대회에서 모두 커트 탈락한 장하나는 김창민 프로를 찾아가 “망가진 샷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김 프로는 2010년 삼화저축은행 골프구단 시절 스윙을 봐주던 코치였다. 장하나를 본 김 코치는 “가서 체중부터 늘리고 오라”고 했다. 장하나는 운동으로 체중을 늘린 뒤 다시 찾아갔다. 그는 스윙을 보더니 “너 지금 무슨 ‘스윙 콘테스트’에 나가냐. 왜 남들에게 보이는 스윙을 하려고 하냐. 장하나 하면 ‘장타’ 아니냐”고 질책했다.
장하나는 김 코치의 지도 아래 과거의 호쾌한 스윙으로 돌아갔다. “코치님이 ‘OB 두려워하지 말고 화끈하게 쳐라. OB도 겁먹어서 내는 것보다 자신있게 때려서 내라. 시원하게 OB 나라고 치라’는 거예요. 자신있게 스윙을 하면서 다시 예전 거리를 되찾았죠.”
스윙 교정과 함께 장하나는 심리 치료도 병행했다.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멘탈을 치료해주는 김병현 박사를 만나 지도를 받았다. 장하나가 배운 ‘긍정적인 멘탈 훈련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잠들기 전과 차에서 운전할 때 30분간 명상을 하면서 속으로 ‘나는 할 수 있다’는 주문을 반복적으로 외워요. 불안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장하나는 지난해 10월 KB금융STAT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승을 따내며 제 모습을 찾았다.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 직전 올해 열린 4개 대회에서는 3차례 준우승했다. 모두 선두를 달리다 주저앉았다.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는 13번홀 벙커에 빠진 뒤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포기를 해버렸어요. KG·이데일리여자오픈에서는 너무 일찍 우승을 예감하면서 경기를 망쳤고요. 우리투자증권여자오픈에서는 샷은 최상인데 퍼팅이 문제였습니다. 퍼팅을 너무 집어넣으려고 풀잎 하나하나까지 신경쓰다보니 역효과가 났어요. 골프는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죠.”
장하나는 7세 때부터 4년간 검도를 배웠다. “어린 나이였지만 하루에 베고 찌르기를 2000~3000번 휘둘렀고 촛불 끄기도 1000번씩 했습니다. 무거운 진검을 들고 20분 버티는 연습도 했고요. 고등학생과 대결하기도 했죠.” 그는 “그때 어깨와 팔 힘이 길러진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채를 잡았는데 연습장 매트에서 팡팡 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좋아해 골프를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2004년 제주도 라온골프장 개장 행사 때 타이거 우즈(미국)를 만났던 일을 물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가 저를 보고 우즈를 불렀어요. ‘어린애가 거리가 엄청 나간다. 한번 보라’고 하더군요. 너무 떨려서 뒷땅을 쳤어요. 우즈가 보더니 ‘7번 쳐봐라, 피칭웨지 쳐봐라, 드라이버 쳐봐라’ 하고 시키더라고요. 그리고 ‘미셸 위나 로라 데이비스도 어린 시절에 너처럼 치지는 못했다. 기회가 되면 미국에 가자’고 권했죠.”
장하나는 “전 골프에서 실력으로 최고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골프가 정적이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갤러리들이 저의 독특한 제스처 등을 보고 환호하게 만들거예요. ‘장하나를 보면 속이 시원해진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년 전 드라이버샷 거리가 아마추어 골퍼 수준으로 짧았다는 장하나(21·KT)의 말은 기자의 귀를 의심케 했다. 지난 26일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6연승을 거두며 우승한 장하나는 말 그대로 파워풀한 드라이버 스윙으로 골프팬들을 사로잡았다. 올해 투어에서 그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평균 279.19야드(KLPGA 집계)다.
“제가 1년 전에는 지금보다 12㎏가량 살이 빠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어요.”
장하나는 1년 전 “왜 이렇게 힘든 것을 시작했을까. 골프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악의 슬럼프였다. 그는 부진의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프로가 된 뒤 예쁘게 보이고 싶은 생각도 강했고요. 그러다보니 음식을 조절하면서 살을 뺐죠.”
지난해 상반기 열린 5개 대회에서 모두 커트 탈락한 장하나는 김창민 프로를 찾아가 “망가진 샷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김 프로는 2010년 삼화저축은행 골프구단 시절 스윙을 봐주던 코치였다. 장하나를 본 김 코치는 “가서 체중부터 늘리고 오라”고 했다. 장하나는 운동으로 체중을 늘린 뒤 다시 찾아갔다. 그는 스윙을 보더니 “너 지금 무슨 ‘스윙 콘테스트’에 나가냐. 왜 남들에게 보이는 스윙을 하려고 하냐. 장하나 하면 ‘장타’ 아니냐”고 질책했다.
장하나는 김 코치의 지도 아래 과거의 호쾌한 스윙으로 돌아갔다. “코치님이 ‘OB 두려워하지 말고 화끈하게 쳐라. OB도 겁먹어서 내는 것보다 자신있게 때려서 내라. 시원하게 OB 나라고 치라’는 거예요. 자신있게 스윙을 하면서 다시 예전 거리를 되찾았죠.”
스윙 교정과 함께 장하나는 심리 치료도 병행했다.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멘탈을 치료해주는 김병현 박사를 만나 지도를 받았다. 장하나가 배운 ‘긍정적인 멘탈 훈련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잠들기 전과 차에서 운전할 때 30분간 명상을 하면서 속으로 ‘나는 할 수 있다’는 주문을 반복적으로 외워요. 불안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장하나는 지난해 10월 KB금융STAT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승을 따내며 제 모습을 찾았다.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 직전 올해 열린 4개 대회에서는 3차례 준우승했다. 모두 선두를 달리다 주저앉았다.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는 13번홀 벙커에 빠진 뒤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포기를 해버렸어요. KG·이데일리여자오픈에서는 너무 일찍 우승을 예감하면서 경기를 망쳤고요. 우리투자증권여자오픈에서는 샷은 최상인데 퍼팅이 문제였습니다. 퍼팅을 너무 집어넣으려고 풀잎 하나하나까지 신경쓰다보니 역효과가 났어요. 골프는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죠.”
장하나는 7세 때부터 4년간 검도를 배웠다. “어린 나이였지만 하루에 베고 찌르기를 2000~3000번 휘둘렀고 촛불 끄기도 1000번씩 했습니다. 무거운 진검을 들고 20분 버티는 연습도 했고요. 고등학생과 대결하기도 했죠.” 그는 “그때 어깨와 팔 힘이 길러진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채를 잡았는데 연습장 매트에서 팡팡 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좋아해 골프를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2004년 제주도 라온골프장 개장 행사 때 타이거 우즈(미국)를 만났던 일을 물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가 저를 보고 우즈를 불렀어요. ‘어린애가 거리가 엄청 나간다. 한번 보라’고 하더군요. 너무 떨려서 뒷땅을 쳤어요. 우즈가 보더니 ‘7번 쳐봐라, 피칭웨지 쳐봐라, 드라이버 쳐봐라’ 하고 시키더라고요. 그리고 ‘미셸 위나 로라 데이비스도 어린 시절에 너처럼 치지는 못했다. 기회가 되면 미국에 가자’고 권했죠.”
장하나는 “전 골프에서 실력으로 최고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골프가 정적이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갤러리들이 저의 독특한 제스처 등을 보고 환호하게 만들거예요. ‘장하나를 보면 속이 시원해진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