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EF ETF 거래량 '톱'…증권사 '이벤트용' 숫자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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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고객 잡기위해 5000만원 거래땐 보조금 5만원
가격 등락 거의 없어…소액투자자 '푼돈벌이용' 전락
가격 등락 거의 없어…소액투자자 '푼돈벌이용' 전락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부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폐지를 추진 중이다. 하루 거래액이 기껏해야 50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돼서다. ETF는 특정 지수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펀드로, 국내에 총 138개가 상장돼 있다.
하지만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데도 하루 거래액이 최대 500억원에 달하는 ETF가 있다. 바로 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SEF 단기자금’ ETF다. 단기 은행채 등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이 상품은 여러 면에서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거래량이 폭발적이다. 하루에 40만~50만건의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거래액 기준으로 400억~500억원 선이다. 상장된 전체 ETF 중 4위 규모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거래액(29일 기준 541억원)에 맞먹는다.
그런데도 가격 변화는 미미하다. 5원 단위로 호가가 나오는데, 하루 변동 폭은 0.01% 이하다. 이날은 주당 10만1490원으로 마감, 전날 대비 15원(0.01%) 떨어졌다. 대부분 투자자는 개인들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KOSEF 단기자금 ETF처럼 가격 변화가 거의 없는 종목의 거래가 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모바일 이벤트’를 꼽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가 자사의 스마트폰 주식매매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거래액이 기준을 넘으면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려는 투자자들이 손바뀜이 쉽고 가격 변동성은 낮은 KOSEF 단기자금 ETF로 몰렸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신증권은 자사의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을 통해 월 5000만원 이상 거래하면 통신비 명목으로 매달 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개인이 500만원을 대신증권 계좌에 넣고 KOSEF 단기자금 ETF를 10차례 사고팔면 이 기준을 채울 수 있다.
IBK투자증권은 하루 거래량이 1억원 이상이면 1만원, 3억원 이상이면 3만원, 5억원 이상이면 5만원을 준다. 이번 행사가 끝나는 다음달 14일 기준으로 누적 거래량이 100억원 이상인 모든 사람에게 100만원씩 지급한다. ETF를 통한 ‘단순 거래’가 급증하자 IBK증권 측은 뒤늦게 ‘지난 22일 이후 신청자에 한해 ETF 거래실적을 제외한다’고 공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선착순 100명을 대상으로 최대 2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이 이벤트를 노리고 모바일 거래를 악용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황해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하지만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데도 하루 거래액이 최대 500억원에 달하는 ETF가 있다. 바로 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SEF 단기자금’ ETF다. 단기 은행채 등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이 상품은 여러 면에서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거래량이 폭발적이다. 하루에 40만~50만건의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거래액 기준으로 400억~500억원 선이다. 상장된 전체 ETF 중 4위 규모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거래액(29일 기준 541억원)에 맞먹는다.
그런데도 가격 변화는 미미하다. 5원 단위로 호가가 나오는데, 하루 변동 폭은 0.01% 이하다. 이날은 주당 10만1490원으로 마감, 전날 대비 15원(0.01%) 떨어졌다. 대부분 투자자는 개인들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KOSEF 단기자금 ETF처럼 가격 변화가 거의 없는 종목의 거래가 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모바일 이벤트’를 꼽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가 자사의 스마트폰 주식매매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거래액이 기준을 넘으면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려는 투자자들이 손바뀜이 쉽고 가격 변동성은 낮은 KOSEF 단기자금 ETF로 몰렸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신증권은 자사의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을 통해 월 5000만원 이상 거래하면 통신비 명목으로 매달 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개인이 500만원을 대신증권 계좌에 넣고 KOSEF 단기자금 ETF를 10차례 사고팔면 이 기준을 채울 수 있다.
IBK투자증권은 하루 거래량이 1억원 이상이면 1만원, 3억원 이상이면 3만원, 5억원 이상이면 5만원을 준다. 이번 행사가 끝나는 다음달 14일 기준으로 누적 거래량이 100억원 이상인 모든 사람에게 100만원씩 지급한다. ETF를 통한 ‘단순 거래’가 급증하자 IBK증권 측은 뒤늦게 ‘지난 22일 이후 신청자에 한해 ETF 거래실적을 제외한다’고 공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선착순 100명을 대상으로 최대 2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이 이벤트를 노리고 모바일 거래를 악용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황해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