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CJ그룹의 자녀 편법증여 등을 수사 중인 가운데 과거 이재현 회장 자녀들이 인수했던 비상장계열사 에스에이관리(옛 CJ미디어) 지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 자녀들이 CJ E&M 지분을 갖게 된 근간이 된 에스에이관리는 2010년 검찰의 태광그룹 수사 때 CJ그룹 주식 로비 의혹이 있었던 곳이다. CJ그룹이 태광그룹 등에 에스에이관리 신주를 헐값에 발행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CJ그룹 임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이 회장의 자녀들도 에스에이관리의 신주를 사들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의 아들인 선호씨와 딸 경후씨는 2006년 1월 에스에이관리 주식을 각각 114만1965주, 19만2968주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6512원으로 문제가 됐던 태광그룹이 인수한 신주가격과 동일하다. 2005년 경후씨는 에스에이관리 주식을 더 싼 가격인 주당 5000원에 26만주를 인수했다. 자녀들이 에스에이관리 신주에 투자한 금액은 100억원이다.

에스에이관리는 하지만 2006년 12월 신한국민연금제1호사모투자회사를 상대로는 주당 2만2477원에 신주를 발행했다. 자녀들이 인수한 신주가격의 3배에 이르는 가격이다. 에스에이관리는 이후 인적분할을 통해 CJ미디어로 설립됐고 다시 CJ E&M(당시 오미디어홀딩스)에 합병됐다. 이 회장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CJ E&M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선호씨와 경후씨는 CJ E&M 주식을 각각 26만4984주, 10만5107주 보유 중이다. 자녀들의 지분가치는 초기투자 당시보다 30억원 정도 불었다. CJ그룹 관계자는 “당시 경쟁사인 온미디어의 상장이 흥행하면서 동종업체인 에스에이관리 가치가 급증했다”며 “신주 발행가액은 외부기관으로부터 적절한 평가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