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반기 내내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증시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코스피는 엔화 약세와 북한 리스크, 외국인 이탈 등의 암초에 부딪쳐 순항하지 못했다. <한경닷컴>은 올 하반기에 지지부진한 시장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지를 2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2013 하반기 증시전망 ①] 코스피, 사상최고치 돌파할까
올 하반기 증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 경신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하반기 코스피 저점은 평균 1890선이었다. 고점은 2230선.

지난 27일 종가인 코스피 1980선을 기준으로 밑으로는 5% 추가 하락 여지가 있으며, 위로 12% 가량 상승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코스피가 2230선을 넘어서게 되면 2011년 4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2231을 경신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 들어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일본 증시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다시 쓰는 등의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던 코스피가 하반기에 어느 정도 '갭 메우기'를 시도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우영무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에 기초한 글로벌 증시 강세 국면이 연장되는 가운데 선진국과 한국시장의 격차 좁히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추세적으론 3분기보다 4분기에 더 주가가 상승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의 흐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4분기에는 지난 2분기 중 개시된 유럽중앙은행(ECB) 및 국내 경기 부양에 후행해 관련 지역 경기 사이클의 본격적인 상승 반전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등 이머징마켓에 대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올 하반기 증시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호재로 16개 증권사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의 글로벌 경기 회복을 꼽았다.

김성욱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미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돌입할 것이란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오는 6월 말 예정된 중국 신도시화 정책 발표와 EU 정상회담, 9월의 독일 총선, 10월 중국 3중전회의를 통해 중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3 하반기 증시전망 ①] 코스피, 사상최고치 돌파할까
새정부의 정책 효과로 국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했다. 10개 증권사가 이를 하반기 호재로 꼽았다.

송산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쇼크 등을 반복했던 기업이익 회복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연초의 예상과 달리 고환율이 유지되고 있어 수출주 중심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경정예산 효과와 기업투자에 힘입어 한국경제 성장률의 기저효과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7월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엔화 약세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와 국내 증시의 수급 개선도 각각 6개와 5개 증권사가 호재로 꼽았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뱅가드 상장지수펀드(ETF) 매도 물량이 종료되고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국인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3 하반기 증시전망 ①] 코스피, 사상최고치 돌파할까
반대로 하반기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이슈로는 단연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 조기종료 가능성이 꼽혔다. 25개 증권사 18개 증권사가 이를 하반기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악재로 꼽았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몇몇 위원들이 QE 규모 축소를 지지한 가운데 QE 조기종료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종료는 내년 상반기나 가능하다는 점에서 규모 축소가 증시에 미칠 악재로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진국들의 경제성장 둔화와 엔화 약세 지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각각 8개 증권사가 하반기 악재로 꼽았다.

가계부채·정책대응 지연·기업실적 하향·국내 신용사이클 등 국내 요인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증권사도 6곳이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독일 총선 이후 유로존 긴축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5개 증권사가 꼽은 리스크 요인이었다.

설문 응답 증권사: 교보증권, 대신증권, 동부증권, 동양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현대증권, HMC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KDB대우증권, KT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NH농협증권, SK증권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