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29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세운 뒤 탈세한 혐의자 23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결과가 주목된다.

국세청의 이번 역외탈세 세무조사 착수는 인터넷 언론이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재벌 오너와 임원 12명의 명단을 발표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이들의 포함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들 명단이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하기는 실무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대기업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역외탈세 조사를 하기 때문에 포함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 뉴스타파가 발표한 12명의 포함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동안 대기업의 해외 거래에 대해서는 계속 모니터링을 해 온 만큼 조사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 대상자 23명 가운데 8곳은 버진아일랜드를, 다른 8곳은 홍콩을, 그리고 나머지 7곳은 파나마를 경유해 탈세를 한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23개 사업자 가운데는 법인이 15개, 개인사업자는 8명이었다.

또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정도의 법인도 포함돼 있다고 밝혀 주요 대기업 가운데 일부도 국세청의 조사 대상에 올랐음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 설립 자체만 가지고 역외탈세 혐의가 있다, 없다 판단하기 어렵다"며 "뉴스타파의 보도도 참고하고 국세청의 정보와 자료를 비교해 조세 탈루 혐의가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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