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3개월간 미국 은행들은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경기 회복으로 부실여신을 대비하는 충당금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9일 1분기 미국 은행들이 403억달러(약 46조원)을 벌어들였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흑자폭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장기간 지속되는 저금리로 이자수입이 감소세를 보이며 이익에 악영향을 줬지만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은행 중 92%가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이 집행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부실에 대비하는 충당금 부담도 덩달아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은행들의 부실여신 충당금 적립액은 110억달러로 1년 전 대지 23% 감소했다. 2007년 1분기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경기회복이 대출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아 순이자마진 등 매출 및 영업이익에 영향을 주는 지표들은 개선되고 있지 않다. 1분기 은행권 전체 대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368억달러 줄어든 것이 단적인 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액 등 단기대출은 5.2% 줄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