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 제지본부는 은행권 보안용지 등을 생산하며 다문화 가족에게 교육을 시키는 등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제공
한국조폐공사 제지본부는 은행권 보안용지 등을 생산하며 다문화 가족에게 교육을 시키는 등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제공
국내외 은행권 등에 쓰이는 보안용지를 제조하는 한국조폐공사 제지본부를 찾은 30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염창로 180번길을 따라가면 1983년부터 은행권 용지를 비롯해 수표용지, 증권, 수출용지 등의 조폐공사 주력 상품을 제조해온 제지본부 건물이 나온다. 제지본부 안에서는 1·2라인 중심으로 30여대의 기계에서 각종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원재료인 면펄프가 20여번의 공정을 거치면 보안용지로 탈바꿈한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부여의 제지본부에서 만들어진 보안용지가 경북 경산의 화폐본부로 가 국민들이 사용하는 지폐로 만들어진다”고 소개했다. 보안용지는 군의 기밀문서 등 보안문서의 외부 유출 차단에도 쓰인다.

조폐공사 본사와 ID본부·기술연구원은 대전에, 제지본부는 부여에, 화폐본부는 경산에 있다. 본사는 1973년 서울에서 옮겨왔다. 제지본부는 30년 전부터 부여에 자리잡고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0년부터 다문화 가족에게 결혼식 성금과 마을 체육대회 행사를 후원해오고 있다. 지역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도 해주고 어르신 쉼터에 TV도 설치해준다. 이주 여성 자녀들에 대한 경제교육 차원으로 화폐박물관 견학 및 화폐 위·변조 방지 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6월11일에는 세계 톱클래스 기타 연주 듀오인 ‘아마데우스’를 초청해 부여군민과 함께하는 연주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조폐공사는 사회공헌과 함께 수출에도 매진하고 있다. 조폐공사의 지난해 매출은 3514억7200만원이다. 지난해 9개국에 427억원어치 상당을 수출했다. 2011년의 130억원보다 227%나 증가한 실적이다.

올해도 은행권, 주화, 수표용지, 전자여권, 특수보안 잉크, ID신분증 등의 수출 확대로 569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윤영대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2011년 취임 이후 공사에 처음 해외사업이사를 외부에서 영입하고 수출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힘써왔다”고 소개했다. 지난 23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상품권 60만장을 수주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미국 LA의 유통업체에 상품권 15만장을 수출한 데 이어 두 번째 해외 진출이자 첫 아시아 지역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상품권은 인도네시아의 백화점에서 사용된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이 상품권은 공사가 보유한 위·변조 방지 기술인 고심도 요판인쇄, 홀로그램, 은화, 은선 등을 적용해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6월부터는 페루 지폐 50누에보 솔(Nuevos Soles) 3억500만장 중 1차분 6000만장이 생산에 들어간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11월 페루 은행권 입찰에 참가해 은행권 제작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 프랑스 등을 제치고 수주했다. 조폐공사는 페루가 남미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조폐공사는 지난해 사장을 포함해 임원들이 한 달치 월급을 반납하는 등 경비를 줄였다. 전 임직원이 일치단결해 경영 개선에 나선 예는 공기업 중에서도 찾아보기 드물다는 평가다.

부여=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