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마디 지수'인 2000대에 올라섰다. 2개월 만이다. 추가 상승 여부는 외국인에게 달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전날(29일)까지 5조5822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선 전날까지 2311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이전 몇 개월에 비해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며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매수하면 대형주의 수급이 좋아지고 그동안 부진했던 경기 민감주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뱅가드 펀드 관련 매도 압력이 6월을 기점으로 개선돼 6월 말~7월 초에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의 유가증권(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뱅가드 물량으로 추정되는 7조 원 가량을 제외하면 오히려 1조 원 순매수" 라며 "그동안 수급 부담으로 작용했던 뱅가드 관련 외국인 매도세가 8부 능선(80% 진행)을 넘어섰다"고 추정했다.

이달 29일 기준 뱅가드 펀드 인덱스 조정 종료일까지 향후 5주 동안 남아 있는 총물량 부담은 2조 원 수준이라는 설명.

오 연구원은 "뱅가드 펀드 청산 영향은 사실상 마무리됐을 가능성이 높다" 며 "올 1월9일부터 시작된 뱅가드 펀드의 인덱스 조정이 공식적으로 7월3일 끝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뱅가드 인덱스 조정과 관련해 25주간 예고된 스케줄을 모든 투자자들이 알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주식을 매수하려고 했던 글로벌 자금은 매수를 미뤘을 가능성이 높다" 며 "뱅가드 펀드 청산이 20% 정도 밖에 남지 않아 글로벌 유동성은 뱅가드 펀드 청산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뱅가드 물량이 전부 마무리되기 전에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세가 먼저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외국인 순매도가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기나 강도를 예단할 순 없지만 수급 자체가 개선되는 것은 확실시된다" 며 "상반기 내내 악재로 작용했던 뱅가드 물량 이슈와 신흥국 증시 소외 현상이 모두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 변화는 6월 중 나올 가능성이 크다" 며 "그동안 외국인 가장 많이 매도한 대형 경기 민감주 중 IT·자동차 업종의 비중을 상대적을 높게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