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국제경영에 필요한 문화 읽기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다국적 팀이 수도 개발 프로젝트 디자인을 위해 태국 공무원들을 만났다. 태국 정부 측은 부드럽고 친절했으며 ADB 팀에 융숭한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프로젝트 논의가 잘 돼 가는 줄 알았던 ADB 직원들은 그러나 협상 타결 직전에 태국 측이 협상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의견이 다를 때 직접 얘기하지 않고 에둘러 부수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태국 특유의 문화 특성을 간과한 탓이었다. 결국 ADB 측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새 판을 짜야 했다.

《글로컬 시대의 문화와 국제경영》은 국제화한 업무 환경에 필요한 지식을 알려주는 이론서다. ADB에서 24년간 아시아 개도국의 경제·금융 개발 업무를 담당했던 저자가 오랫동안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적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상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소통 부족을 야기해 결국 생산성이 줄고 과업을 수행하는 데 차질을 빚게 돼 금전적 손해를 입힌다”며 “국제경영과 협력의 관점에서 문화 차이 극복을 위한 유효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계 국제 기업, 대외 경제원조 기관, 민간 대외협력 기관, 선교사, 청년 해외 취업자 등 국제화한 업무 환경에서 일하는 이에게 필요한 책이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