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손을 잡으면 미움도 사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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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서양 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 신체 접촉을 중요하게 여긴다. 프랑스인은 남자들끼리는 악수를 하고 남자와 여자가, 또는 여자와 여자가 만났을 때는 볼 키스(‘비주’라고 한다)를 하는 게 보통이다. 이런 ‘신체접촉형’ 인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놀라울 정도로 가깝게 만든다.
유교문화의 뿌리가 깊은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남자와 여자가 만날 때는 더욱 그렇다. 상대편에 대한 인사는 공손한 몸가짐과 마음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이런 ‘마음교환형’ 인사를 통한 친밀감 쌓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백 번의 묵례가 손 한번 잡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호주 시드니대학이 해마다 개최하는 ‘손의 바다’ 만들기 설치 이벤트는 신체 접촉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에 호소하는 행사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서로 손을 맞잡음으로써 깊은 갈등의 골을 메우자는 것이다. 형형색색의 수많은 손이 바닷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사람은 드물다. 그건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유교문화의 뿌리가 깊은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남자와 여자가 만날 때는 더욱 그렇다. 상대편에 대한 인사는 공손한 몸가짐과 마음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이런 ‘마음교환형’ 인사를 통한 친밀감 쌓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백 번의 묵례가 손 한번 잡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호주 시드니대학이 해마다 개최하는 ‘손의 바다’ 만들기 설치 이벤트는 신체 접촉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에 호소하는 행사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서로 손을 맞잡음으로써 깊은 갈등의 골을 메우자는 것이다. 형형색색의 수많은 손이 바닷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사람은 드물다. 그건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