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늘었지만…소비·투자 '위축'
지난달 광공업 생산이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하던 경기선행지수도 상승했다. 하지만 소비와 투자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0.8% 증가, 지난해 12월 이후 넉 달 만에 상승했다.

서비스와 건설을 포함한 전(全)산업 생산도 전달보다 1.6%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산업 생산이 늘어난 것은 건설업(9.4%)과 공공행정(11.4%)의 증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도시 분양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조기 집행 등이 4월 산업생산을 끌어올린 것이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 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8.8%)와 금속가공(3.4%)이 증가하면서 0.8% 늘었지만 지난달 큰 폭의 감소세(-2.4%)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4.0% 줄면서 감소폭이 3월(-0.4%)보다 커졌다. 소매판매도 한 달 만에 감소세(-0.5%)로 돌아섰다.

긍정적인 신호는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9.6을 기록,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한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5월 제조업 업황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80으로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르면서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표가 혼조세를 보여 향후 경기를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며 “전체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심기/서정환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