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거래가 영 신통치 않아요. 다음달이면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는데도 수요자들은 급매물만 간간이 찾으며 둘러만 보는 등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었어요.”(서울 잠실동 에덴공인 관계자)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2개월가량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에는 거래 활성화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양도소득세 면제 수혜단지인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도 최근 들어 내림세로 돌아섰고, 지난달 하순 ‘반짝 거래’ 이후에는 매매계약도 뜸한 상황이다. 경기 침체 속에 다음달 취득세 감면까지 끝나면 ‘거래 공백’ 상태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4·1대책 '반짝 효과'에 그치나…서울 아파트값 하락세 전환

○서울 주택가격 9주 만에 하락

한국감정원은 서울 주간(21~27일) 아파트 매매가격이 0.02% 떨어져 지난 4월 첫주(0.05% 상승) 이후 9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30일 발표했다.

상승세를 보였던 재건축 아파트가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4·1 대책의 세제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중대형 아파트 가격의 약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양천구(-0.13%) 송파구(-0.10%) 강남구(-0.08%) 등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49㎡의 매매가격은 지난달 중순 8억1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7억6000만원까지 밀렸다. 개포동 정애남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하순 뛰었던 호가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며 “수요자들이 지금이 바닥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대비 최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0.01% 하락했다.

지방은 등락이 엇갈렸다. 감정원에 따르면 전남(-0.04%) 강원(-0.02%) 등이 하락한 반면 대구(0.38%) 세종(0.14%) 경북(0.14%) 등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오름 폭은 둔화되고 있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내달 중순 이후 ‘거래 절벽’ 우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거래량(30일 기준)은 5573건으로 지난달(5950건)에 못 미치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강남구는 419건으로 지난달 494건보다 15%가량 줄었다. 송파구와 서초구는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급매물이 소화된 이후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상황이 불투명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한 데다 다음달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뒤 집값의 추가 하락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신대치공인 관계자는 “계약 후 잔금까지 통상 한 달, 빨라야 보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중순 이후 취득세 감면 약발이 사라져 매매가 급감하는 ‘거래 빙하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양도세 면제도 향후 주택 가격이 올라야지만 의미가 있는 정책”이라며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추가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거래 활성화를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