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4곳 기관투자가가 제기한 리딩투자증권에 대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이에따라 키스톤PE는 동화홀딩스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20.8% 가운데 9.9%만 의결권을 행사하게 돼, 경영권을 얻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5월 31일 열릴 리딩투자증권 주주총회에서 키스톤PE가 IWL파트너스로부터 인수한 주식 17.8% 가운데 9.9%를 넘는 지분에 대해선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행사하게 해서 안 된다”고 판결했다. 리딩투자증권 지분 30%를 보유한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경남은행 KDB생명 등 4곳 기관투자가들은 지난달 리딩투자증권 지분 20.8%를 가진 키스톤PE에 대해 의결권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날 법원은 인용결정을 내렸다.

키스톤PE는 지난달 박대혁 전 리딩투자증권 부회장의 개인 지분(3.02%)과 IWL파트너스 지분(17.8%)을 포함한 리딩투자증권 지분 약 20.8%를 동화홀딩스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4곳 기관투자가들은 2008년 당시 박 전 부회장이 가진 지분을 10%넘게 IWL파트너스에 현물출자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의결권 무효를 주장하는 법적 절차를 밟았다. 자본시장법상 금융기관의 지분 10%이상을 취득할 때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대주주 승인 신청을 받아야 하는 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법원이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금지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31일 리딩투자증권 주총에서 키스톤PE는 경영권을 획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과 함께 신임이사 선임을 두고 예고됐던 키스톤PE와 기관투자가들간 표대결은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키스톤PE는 지분 17~18%를 보유한 리딩투자증권 2대주주 대업스포츠를 끌어들여 표대결에서 이긴다는 계획이었지만 의결권이 제한돼 표대결에서 타격을 받게 됐다. 공무원연금 등 4곳 기관투자가들은 손영찬 전 리딩투자증권 부사장을 포함한 신임 이사진 5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할 계획이다. 기관투자가들은 "표대결시 20~30%의 소액투자자 가운데 상당수를 끌어들였다"며 경영권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 지분은 공무원연금과 교원공제회가 각각 10%씩 지분을 갖고 있고, KDB생명과 경남은행은 5%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키스톤PE측은 "의결권이 일부 제한됐지만 표대결에서 아직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