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 제동…맥쿼리 민자사업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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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 "서울시 인상 거부 타당" 원고 패소
우면산터널 등 사업 재협상 요구 잇따르나
우면산터널 등 사업 재협상 요구 잇따르나
지하철 9호선 기본요금 인상을 놓고 서울시와 마찰을 빚어온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이 ‘운임자율징수권을 보장해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윤인성)는 30일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운임신고 반려처분 취소소송과 관련된 선고 판결에서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실질사업수익률 하향 조정 등 9호선 계약조건 변경을 주장하는 서울시의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시, “요금 결정권 직접 갖겠다”
재판부는 메트로9호선의 일방적인 운임 인상 신고가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운임을 재산정하기로 한 협약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운임신고 당시 실시협약 변경 합의에 따른 요금협의 절차가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서울시가 의도적으로 협의 진행을 거부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해 합의가 도출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도시철도법에 따라 운임신고가 도시철도법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실질적으로 심사하고 그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리를 거부한 서울시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메트로9호선은 지난해 서울시의 두 차례 요금 인상 반려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4월14일 기습적으로 500원(1050원→1550원) 요금인상 안내문을 게시했다. 이에 시민들의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9호선은 지난해 5월9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운임 인상을 보류했다. 그러나 같은 날 서울시를 상대로 운임신고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은 1년여간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서울시는 이날 판결 직후 환영의 뜻과 함께 다음달 중순을 최종 시한으로 정해 9호선과 계약 조건 변경을 통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2005년 실시협약 당시 맺었던 최소운임수입보장(MRG)을 폐지하는 등 실질사업수익률 연 8.9%를 하향 조정하고, 요금 결정권을 서울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협상 조정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계약 해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9호선 대주주, 대응방안 고심 중
메트로9호선과 9호선 대주주들은 이날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9호선은 현대로템(25.0%),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회사(24.53%), 신한은행(14.89%)이 대주주다.
맥쿼리인프라를 비롯한 9호선 대주주들은 서울시가 2005년 이미 합의한 계약에 대해 일방적인 수정을 강요한다며 반발해 왔다. 앞서 9호선 대주주들은 지난 2월 말에도 9호선의 실질사업수익률을 현행 연 8.9%에서 5%대로 낮추라는 서울시의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2대 주주인 맥쿼리인프라가 “투자자 이익에 손실을 끼칠 수 없다”고 시 요구에 강력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주주들은 서울시와의 소송에서 승소할 것을 확신해 왔다.
그러나 이날 기대와 다른 판결이 나오면서 9호선 대주주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9호선 대주주 사이에서도 서울시의 협약 수정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협약 수정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맥쿼리인프라도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인프라가 국내에 보유한 민자 인프라는 9호선을 비롯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총 13곳. 전체 자산 중 지하철 9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9호선 여파로 다른 민자사업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맥쿼리인프라가 조만간 철수할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 소송 결과가 9호선뿐 아니라 다른 민자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많다. 맥쿼리인프라가 35%의 지분을 보유한 우면산터널의 경우도 서울시가 MGR 비율 조정 등 재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시 안팎에서 나온다.
서울시뿐 아니라 광주 제2순환도로, 부산 백양터널 등 맥쿼리인프라가 지분을 투자한 다른 민자 인프라 사업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재협상 요구가 잇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경민/정소람 기자 kkm1026@hankyung.com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윤인성)는 30일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운임신고 반려처분 취소소송과 관련된 선고 판결에서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실질사업수익률 하향 조정 등 9호선 계약조건 변경을 주장하는 서울시의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시, “요금 결정권 직접 갖겠다”
재판부는 메트로9호선의 일방적인 운임 인상 신고가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운임을 재산정하기로 한 협약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운임신고 당시 실시협약 변경 합의에 따른 요금협의 절차가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서울시가 의도적으로 협의 진행을 거부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해 합의가 도출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도시철도법에 따라 운임신고가 도시철도법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실질적으로 심사하고 그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리를 거부한 서울시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메트로9호선은 지난해 서울시의 두 차례 요금 인상 반려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4월14일 기습적으로 500원(1050원→1550원) 요금인상 안내문을 게시했다. 이에 시민들의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9호선은 지난해 5월9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운임 인상을 보류했다. 그러나 같은 날 서울시를 상대로 운임신고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은 1년여간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서울시는 이날 판결 직후 환영의 뜻과 함께 다음달 중순을 최종 시한으로 정해 9호선과 계약 조건 변경을 통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2005년 실시협약 당시 맺었던 최소운임수입보장(MRG)을 폐지하는 등 실질사업수익률 연 8.9%를 하향 조정하고, 요금 결정권을 서울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협상 조정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계약 해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9호선 대주주, 대응방안 고심 중
메트로9호선과 9호선 대주주들은 이날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9호선은 현대로템(25.0%),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회사(24.53%), 신한은행(14.89%)이 대주주다.
맥쿼리인프라를 비롯한 9호선 대주주들은 서울시가 2005년 이미 합의한 계약에 대해 일방적인 수정을 강요한다며 반발해 왔다. 앞서 9호선 대주주들은 지난 2월 말에도 9호선의 실질사업수익률을 현행 연 8.9%에서 5%대로 낮추라는 서울시의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2대 주주인 맥쿼리인프라가 “투자자 이익에 손실을 끼칠 수 없다”고 시 요구에 강력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주주들은 서울시와의 소송에서 승소할 것을 확신해 왔다.
그러나 이날 기대와 다른 판결이 나오면서 9호선 대주주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9호선 대주주 사이에서도 서울시의 협약 수정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협약 수정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맥쿼리인프라도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인프라가 국내에 보유한 민자 인프라는 9호선을 비롯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총 13곳. 전체 자산 중 지하철 9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9호선 여파로 다른 민자사업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맥쿼리인프라가 조만간 철수할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 소송 결과가 9호선뿐 아니라 다른 민자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많다. 맥쿼리인프라가 35%의 지분을 보유한 우면산터널의 경우도 서울시가 MGR 비율 조정 등 재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시 안팎에서 나온다.
서울시뿐 아니라 광주 제2순환도로, 부산 백양터널 등 맥쿼리인프라가 지분을 투자한 다른 민자 인프라 사업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재협상 요구가 잇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경민/정소람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