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 들었나?” >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장에서 이어폰을 끼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 “잘못 들었나?” >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장에서 이어폰을 끼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미테랑, 아니 프랑수아 미테랑이 아니라 올랑드입니다.”

30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진땀을 흘렸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올랑드 대통령을 1996년 사망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으로 부르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바로 옆에 서 있던 올랑드 대통령에게 겸연쩍은 미소로 사과했지만 의도적인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양국 정치인들이 복지정책을 놓고 서로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빚어진 실수이기 때문이다.

같은 날 독일 정치인들은 복지개혁에 미온적인 프랑스 정치권을 맹공격했다. “프랑스는 연내 복지체제를 손봐야 한다”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권고에 올랑드 대통령이 “프랑스의 개혁 내용까지 EU 집행위원회가 명령할 수는 없다”고 반발한 데 대한 것이다.

여당인 기독민주당의 안드레아스 쇼켄호프 외교 담당 대변인은 “EU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내용을 프랑스 정부가 비판하는 것은 EU 정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노르베르트 바르틀레 기민당 재정 담당 대변인 역시 “EU가 프랑스의 재정적자 감축시한을 2년 연장해줬다고 다음에도 똑같은 면죄부를 받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에는 프랑스 집권당인 사회당 내부 문서에서 메르켈 총리를 ‘고집스러운 이기주의자’라고 지칭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독일은 프랑스에 공공지출 삭감 등 긴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프랑스는 높아지는 실업률을 언급하며 당분간 돈을 풀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