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는 이들은 주말을 이용해 잠을 몰아서 자곤 한다. 또 밤잠을 잘 자지 못해 낮잠을 습관적으로 자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의학센터는 주말에 밀린 잠을 한꺼번에 자면 피로를 덜기보다 오히려 더 큰 피로감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레고리 카터 센터장은 “주말에 한두 시간 더 잠을 자면 24시간 생체시계가 늦춰지게 된다”며 “이 때문에 일요일 저녁에 잠을 자기가 더 어려워지고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주말에 수면시간을 늘릴 필요가 없으며 8시간만 자면 깨졌던 수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 카터 센터장은 “그래도 수면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일어나는 시간을 늦추기보다는 취침 시간을 당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불면증 때문에 낮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는데 낮잠은 자제하는 게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후에 잠깐 눈을 붙이는 것은 잠이 부족한 사람에게 활력을 주지만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미국 로마린다대 메디컬센터의 랠프 도우니 센터장은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아주 잠깐 자는 낮잠에도 밤잠의 수면욕구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분절수면 현상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낮잠을 많이 자는 고령자들은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 6월 영국 버밍엄대의 니일 토머스 박사는 50~60대 2만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낮잠을 얼마나 자는지 조사한 뒤 혈액 검사로 당뇨 여부를 검사했다. 이들 중 당뇨 환자 비율은 1주일에 4~6일가량 낮잠을 자는 그룹에서 15%, 거의 자지 않는 그룹에서 10%로 나타났다. 토머스 박사는 “낮잠은 사람 몸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깨고 호르몬 작용을 바꾼다”며 “50대 이상의 고령자는 지나치게 잦은 낮잠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