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경제지표 부진 여파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수세에 힙입어 2000선으로 재도약했다. 하지만 추가 상승을 하지 못하고 2000선에 머무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세로 마감한 점도 부담스럽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의 소비 지표 부진 등으로 1% 이상 미끄러졌다.

3일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주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증시가 순탄하게 반등세를 이어나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펀더멘탈에 비해 주가의 상승폭이 과도하다" 며 "주가가 펀더멘탈 수준으로 수렴되는 기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2분기에도 기업들의 감익이 예상된다" 며 "한국의 수출 지표는 9월에 가야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뱅가드펀드의 매도 물량(추정치 8조9000억 원) 출회 이후 외국인의 수급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을 결정 지을 변수는 달러화 강세 지속 여부"라고 지적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선진국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직 신흥국시장까지 미치지 못한 상황이라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 반등을 노린 모멘텀 플레이보다는 중장기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기반한 투자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며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대형주와 실적이 호전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권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많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논란, 아베노믹스 부작용 우려 등에 선진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월초 집중된 경제지표 결과를 놓고 시장도 정책과 펀더멘털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겠지만 수급 및 투자심리 개선이 이끄는 반등 흐름은 유효하다" 며 "속도조절 구간을 활용해 외국인과 연기금이 선호하는 경기민감 대형주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