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들이 대규모 소송에 휘말리면서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들어 대규모 소송에 휩싸인 코스닥 상장사는 티모이앤엠, 백산OPC, JW중외신약 등이다. 이들 업체의 소송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를 웃돈다. 패소 시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모이앤엠은 지난달 27일 재향군인회와의 112억원 규모의 보증채무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피고인 티모이앤엠이 재향군인회에게 보증채무금 및 그에 따른 연 6~20%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티모이앤엠 측은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법적절차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다. 적극적인 항소의지를 내비친 것.

그러나 원심 판결이 번복되지 않은 채로 확정 판결이 날 경우 티모이앤엠이 물어야 하는 보증채무금은 원금만 112억원에 달한다. 이는 티모이앤엠의 지난 1분기 자기자본금 183억9100만원의 60%를 웃도는 금액이다.

티모이앤엠의 지난 1분기 자본잉여금은 328억원 가량으로 이익결손금 146억원 가량을 제하더라도 보증채무금을 지급할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자기자본의 60%를 웃도는 충당부채 반영 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티모이앤엠은 지난 1분기 3억72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91% 가량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8억3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소송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서도 감지됐다.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37.17% 가량 빠졌던 이 회사 주가는 30일부터 진정세를 보였다. 전날까지 10% 가량 주가를 회복하며 소송리스크로 가라앉은 주가를 만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패소확률이 50%를 넘을 경우 충당부채로 재무제표에 반영하게 돼 있다" 며 "최종적으로 확정 판결을 받게 되면 당해년도에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패소하더라도 회사의 지속적인 이익창출 능력 등에 따라 소송 리스크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지 아닐지는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익잉여금, 자산 처분, 차입 등을 활용해 소송충당금을 마련할 수 있다면 반드시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티모이앤엠 이외에도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송리스크는 최근들어 잇따르고 있다.

백산OPC는 지난달 27일 캐논 가부시키가이샤로가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145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백산OPC 자기자본(1분기 기준)의 37.6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앞서 지난 1월 JW중외신약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자기자본(1분기 기준)의 60.25%에 해당하는 285억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피소됐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