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사는 데어드르 야펄레이터는 최근 동네 병원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한 시간이 조금 덜 걸린 내시경에서 다행히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며칠 후 진료비 청구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무려 6385달러(약 720만원)가 청구된 것. 물론 대부분을 보험회사가 지급했지만 그가 내년에 보험회사에 내야 하는 보험료는 10% 가까이 올랐다.

야펄레이터의 사례는 미국에서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뉴욕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경우 최소 743달러에서 최대 8577달러가 나온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최소 697달러, 최대 5559달러를 내야 한다. 미국의 평균 대장 내시경 검사 비용은 1185달러. 스위스의 평균 검사비 655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다.

미국은 대장 내시경뿐 아니라 혈관 촬영, 자기공명영상(MRI) 등 대부분의 의료 비용이 다른 선진국보다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30배까지 차이 난다. 진료비나 치료비가 정해져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의사와 병원, 보험사가 협상을 통해 단가를 책정하기 때문. 그러다 보니 의사들은 필요 이상으로 비싼 약을 처방하고 병원은 비싼 검사를 권한다. 보험사도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더 받으면 되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는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