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화이트 알렉산더의 ‘꽃꽂이 하는 소녀’. (1885년, 캔버스에 유채, 소장처 불명)
존 화이트 알렉산더의 ‘꽃꽂이 하는 소녀’. (1885년, 캔버스에 유채, 소장처 불명)

인기 있는 그림이 갖춰야 할 요건은 뭘까. 미국 화가 존 화이트 알렉산더(1856~1915)의 그림은 그 한 가지 해답을 제시해 준다.

그의 그림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893년 파리 살롱전에 출품했을 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아 곧바로 프랑스 국립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될 정도였고 1900년에는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영예의 금메달을 수상했다.

알렉산더의 그림이 인기를 끈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편안하면서도 상큼한 휴식의 느낌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런 목적을 위해 화가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주인공은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어야 할 것. 신체와 의상의 곡선미를 강조할 것.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그릴 것.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몰입한 모습으로 묘사할 것. 감상자로 하여금 자기 혼자만 몰래 여인을 바라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들 것. 그의 ‘편한 그림’ 만들기 전략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따지고 보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 누구나 편안한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은 법이니 말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