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회장 후보 4명…'90분 면접'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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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5일 최종 1명 선정
신제윤 위원장 발언에 노조 "관치" 주장 새 변수로
신제윤 위원장 발언에 노조 "관치" 주장 새 변수로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3일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임영록 KB지주 사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이상 가나다 순) 등 4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고 발표했다. 회추위는 5일 후보별로 90분씩 심층면접을 거쳐 이번주 중 이사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문제삼아 ‘관치(官治)금융의 재연’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4명 후보별 90분 면접
4명의 최종 후보는 나름대로의 강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5일 열리는 심층면접에서 KB지주의 미래와 비전에 대한 소신을 충실히 밝혀 현재의 판세를 굳히거나 뒤집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임 사장이 가장 우세한 가운데 민 행장이 맹추격하는 것으로 판세를 분석하고 있다. 임 사장은 행정고시 20회로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정부와의 소통이 원활해 우리금융을 인수할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지난 3년간 사장을 지내 KB지주 장단점과 내부 사정을 비교적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민 행장은 1981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뒤 32년간 국민은행에서 재직해 KB지주 내부 사정에 가장 정통한 인물이다. 직원들을 많이 알고 노조와의 관계가 원만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나머지 두 명의 후보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심층 면접 과정에서 두 사람의 전문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부회장은 신한금융그룹에서 40여년을 일하면서 은행, 증권, 캐피털 등 1, 2금융권을 두루 경험한 것이 강점이다. 최 사장은 뛰어난 업무 추진력으로 KB지주 내부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편이다. 다만 지주사 회장보다는 국민은행장을 내심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도는 점이 걸림돌이다.
○신제윤 발언 파장…관치논란 불러
심층 면접에 임할 최종 후보가 결정된 가운데 신 위원장이 지난 1일 출입기자들과의 산행 및 오찬에서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기자들이 ‘KB지주 회장은 임 사장으로 사실상 결정됐다는 얘기가 많다. 관료 출신이 금융그룹 회장을 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고 관료들이 임 사장을 민다는 시각도 있다’라고 묻자, 신 위원장은 처음에는 원론적으로 답했다.
그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 일단 나는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는 걸 철칙으로 삼고 있다”며 “KB지주는 민간 금융사로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좋은 분이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불러온 발언은 그 다음에 나왔다. 신 위원장은 “다만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로버트 루빈 전 씨티그룹 회장도 장관 출신이다. 임 사장 같은 경우에는 외부인사라고 보기도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금융권에 나돌고 있는 ‘임 사장 유력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은행 노조가 반발했다. 노조는 3일 성명을 통해 “(신 위원장의 발언은) 임 사장을 KB지주 회장으로 선임하라고 사외이사들을 겨냥해 외압을 행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에 개입한 관치금융 사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는 “(신 위원장이 예로 든) 루빈 전 회장은 골드만삭스에서 30여년간 일하다가 장관을 지낸 뒤 다시 금융계로 돌아온 인물”이라며 “임 사장과는 경력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류시훈/박신영 기자 bada@hankyung.com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문제삼아 ‘관치(官治)금융의 재연’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4명 후보별 90분 면접
4명의 최종 후보는 나름대로의 강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5일 열리는 심층면접에서 KB지주의 미래와 비전에 대한 소신을 충실히 밝혀 현재의 판세를 굳히거나 뒤집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임 사장이 가장 우세한 가운데 민 행장이 맹추격하는 것으로 판세를 분석하고 있다. 임 사장은 행정고시 20회로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정부와의 소통이 원활해 우리금융을 인수할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지난 3년간 사장을 지내 KB지주 장단점과 내부 사정을 비교적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민 행장은 1981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뒤 32년간 국민은행에서 재직해 KB지주 내부 사정에 가장 정통한 인물이다. 직원들을 많이 알고 노조와의 관계가 원만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나머지 두 명의 후보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심층 면접 과정에서 두 사람의 전문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부회장은 신한금융그룹에서 40여년을 일하면서 은행, 증권, 캐피털 등 1, 2금융권을 두루 경험한 것이 강점이다. 최 사장은 뛰어난 업무 추진력으로 KB지주 내부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편이다. 다만 지주사 회장보다는 국민은행장을 내심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도는 점이 걸림돌이다.
○신제윤 발언 파장…관치논란 불러
심층 면접에 임할 최종 후보가 결정된 가운데 신 위원장이 지난 1일 출입기자들과의 산행 및 오찬에서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기자들이 ‘KB지주 회장은 임 사장으로 사실상 결정됐다는 얘기가 많다. 관료 출신이 금융그룹 회장을 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고 관료들이 임 사장을 민다는 시각도 있다’라고 묻자, 신 위원장은 처음에는 원론적으로 답했다.
그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 일단 나는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는 걸 철칙으로 삼고 있다”며 “KB지주는 민간 금융사로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좋은 분이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불러온 발언은 그 다음에 나왔다. 신 위원장은 “다만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로버트 루빈 전 씨티그룹 회장도 장관 출신이다. 임 사장 같은 경우에는 외부인사라고 보기도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금융권에 나돌고 있는 ‘임 사장 유력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은행 노조가 반발했다. 노조는 3일 성명을 통해 “(신 위원장의 발언은) 임 사장을 KB지주 회장으로 선임하라고 사외이사들을 겨냥해 외압을 행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에 개입한 관치금융 사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는 “(신 위원장이 예로 든) 루빈 전 회장은 골드만삭스에서 30여년간 일하다가 장관을 지낸 뒤 다시 금융계로 돌아온 인물”이라며 “임 사장과는 경력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류시훈/박신영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