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주)STX 지분 653만주(10.8%)를 매각하지 않기로 입장을 바꿨다. (주)STX와 포스텍의 주요 채권단으로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매각을 완전히 포기하려면 금융감독 당국과 산업은행의 ‘공식적인 매각 보류 요청’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최종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3일 “우리은행이 내부정보 이용 논란 등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주)STX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STX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감독원에 (주)STX 지분을 시장에 매각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지분은 우리은행이 STX그룹 계열사인 포스텍에 돈을 빌려주면서 담보로 잡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채권단은 포스텍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자율협약을 시작하자는 동의서를 돌린 상태에서 일부 담보를 먼저 처분하거나 감자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자율협약의 원칙을 훼손하는 ‘도덕적 해이’라며 반발했다.

금융감독 당국도 이 같은 시각에 동조하고 있다. 감독 당국은 우리은행이 가진 지분을 시장에 파는 것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거래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주)STX의 주요 채권단인 우리은행과 달리 시장에서 이 주식을 매입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주)STX의 현재 상태나 전망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강 회장은 당분간 (주)STX 지분율을 10% 이상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매각 보류를 검토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무자가 임의로 담보자산 매각을 포기하는 것도 배임 소지가 있다”며 “금감원과 산업은행에서 구조조정을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 매각을 보류해 달라는 공식 요청을 받을 때까지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