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 루비니의 독설…금값 떨어질 6가지 이유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사진)가 3일(현지시간) 금값이 2015년까지 온스당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경제 전문 웹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서다.

루비니 교수는 금값이 2009년 초 900달러대였던 것이 2011년 가을에는 기록적인 1900달러대까지 치솟았음을 상기시키며 거품이 터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학자 존 케인스가 금을 “야만시대의 유습”이라고 비판했음을 언급하면서 금값이 이처럼 떨어지게 될 6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1. 금값은 항상 경제, 재정 및 지정학적으로 심각한 시점에 올랐다. 그렇다고 금 투자가 마냥 안전한 것은 아니다.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는 금값이 급락했음을 기억하라.

2. 금은 그간 인플레 위험이 심각할 때 투자에서 빛을 봤다. 그러나 이런 인플레 헤징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과감한 양적완화를 취해왔음에도 전 세계 인플레는 되레 완화되고 원자재 가격도 내림세다.

3. 금 투자는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비교하면 일정한 소득이 없다. 주식은 배당이 있고 부동산은 임대 수익이 나온다. 세계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자산은 상대적으로 수익이 늘어나고 있다.

4.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에서 서서히 벗어나려고 하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금은 현금과 채권의 실직 소득이 마이너스일 때 사는 것이 정공법이다.

5. 채무 부담이 큰 국가들은 투자자로 하여금 금을 사도록 압박하지 않는다. 금을 많이 가진 국가는 채무 감축을 위해 보유금을 처분하는 상황이다. 키프로스가 보유금 4억달러어치를 팔았던 지난 4월 금값이 13%나 떨어졌다. 1300억달러어치의 금을 보유한 이탈리아가 보유금을 대거 처분하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보라.

6. 미국 등의 강경 보수 진영은 금이 생산적이지 않음을 강조한다. 정부가 개인의 부를 접수하려는 데 대항하는 헤징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