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4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각 지역에선 벌써부터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6·4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 출범 1년4개월 뒤에 처음 치러지는 전국 선거여서 정권 중간평가의 성격도 띤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민심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지역 연고와 명망을 갖춘 인물을 중심으로 후보감을 물색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실체를 드러내며 독자세력화에 나서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 대결 구도를 깨뜨리며 선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 1년 앞으로…광역단체장 누가 뛰나…새누리 진영·김황식, 박원순 대항마로 거론

○수도권 빅3 관심

서울시장에는 이미 박원순 현 시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재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새누리당은 박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대항마를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최근 “박 시장의 인기를 덮을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여당 후보로는 친박(친박근혜)계인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이혜훈 당 최고위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도 후보군에 올라있다.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경기지사는 김문수 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할지 아니면 불출마 선언을 하고 대선 행보에 나설지가 관심이다. 이런 가운데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원유철·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등이 여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야당에선 2010년 경기지사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유시민 후보에게 패한 3선의 김진표 의원이 가장 앞줄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9월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있는 인천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2007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한 안상수 전 시장이 강하게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고, 송영길 현 시장도 재선 출마가 확실할 것으로 보여 전·현직 시장 간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호남은 ‘안풍(安風)’이 변수

호남 지역은 안철수 신당의 조직화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방선거 관련 지지율 조사를 한 결과 새누리당 38.6%, 안철수 신당 34.0%, 민주당 11.7%로 나타났다. 안철수 신당이 가세할 경우 야권 강세지역인 호남에서 민주당과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장에는 야권에서 강운태 현 시장과 함께 이용섭, 강기정, 장병완, 김동철 민주당 의원 등의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철수 의원 측에서는 정책브레인을 맡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거론된다. 3선 연임제한에 걸려 물러나게 되는 박준영 전남지사 자리에는 이낙연, 주승용 의원의 2파전 속에 이석형 전 함평군수의 출마가 예상된다.

최근 경기도 안산의 집을 처분하고 광주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천정배 전 의원도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를 놓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천 전 의원이 안철수 신당 후보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장 여권 내 경쟁 치열


여권 강세 지역인 영남에선 부산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현직 정치인은 물론 재계·정부 인사 등 10여명이 넘는 인물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을 지낸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과 금융허브 사업을 주도한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본인들의 의지도 강하고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재계 인사 중에는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장 후보군으로는 정갑윤(4선), 김기현·강길부(3선), 안효대(재선) 새누리당 의원이 꼽힌다.

경남지사는 작년 12월19일 보궐선거로 입성한 홍준표 경남지사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느냐가 관심이다. 홍 지사 측은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만큼 정책의 효율성과 연속성을 고려해 한 번 더 도지사를 맡는 것이 순리라는 ‘수성론’을 펴고 있다.

대구시장은 재선의 현 김범일 시장이 3선을 노리는 가운데 전ㆍ현직 국회의원과 현직 기초단체장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직 국회의원으로는 3년 전 김 시장과 한나라당 공천 경쟁을 벌였던 서상기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조원진 의원이 거론된다. 기초단체장으로는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을 비롯해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이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전시장 후보군 10명 넘어

차기 대전시장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인사만 벌써 10명에 달한다. 새누리당에서는 염홍철 현 시장과 박성효 새누리당 의원의 ‘리턴매치’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합당 당시 민주당 입당을 선택, 합당 효과를 반감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권선택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재선 도전에 맞서 새누리당에서는 홍문표, 이명수 의원이 출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정호/광주=최성국/부산=김태현/울산=하인식/대전=임호범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