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처음으로 대용량의 전력을 전선 없이 트램(노면 전차)에 공급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트램에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은 독일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나 대용량 고주파(60㎑,180㎾급) 전력을 무선으로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은 KAIST, 현대로템, 한국철도시설공단 등과 함께 올초 개발한 대용량 고주파 무선 전력전송 기술을 실제 트램에 적용하는 시험을 충북 오송에 있는 철도연 트램 시험선에서 진행했다고 5일 발표했다.

무선 전력전송 기술은 궤도를 따라 설치된 무선 전력 공급 장치에서 60㎑의 자기장을 생성해 전선 없이 차량에 전력을 보내는 기술이다. 홍순만 철도연 원장은 “이번 시연으로 앞으로 대용량 전력이 필요한 도시철도와 고속철도 등에 무선 전력전송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철도연은 무선 전력전송 기술로 전선 등 각종 전기 장치의 설치 비용을 줄이고 선로 유지 보수 비용 등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차선 설비가 필요 없어져 이를 지하철에 적용하면 터널 단면적을 20% 줄여 건설비를 15%가량 아낄 수 있다고 철도연은 설명했다.

철도연은 연말에 지금보다 전력전송 효율을 높이고 용량을 6배 이상 높인 1㎿급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을 개발해 차세대 고속열차에 시험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 같은 무선 전력전송 기술을 5년 내로 상용화해 도시철도 건설을 계획 중인 광주, 대전, 창원 등지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