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사무실 느는데, 임대료 그대로?
서울 삼성동에서 창업컨설팅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44)는 사무실 임대료 때문에 고민이다. 경기 불황으로 주변 사무실에 빈 사무실이 늘고 있지만 임대료는 월 100만원으로 변동이 없어서다.

국내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임대료는 그대로거나 소폭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동산 서비스업체인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의 평균 오피스 공실률은 6.54%로 작년 4분기보다 0.31%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1분기(4.56%)에 비하면 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월 임대료는 ㎡당 2만600원으로 작년 4분기(2만400원)보다 소폭 인상됐다. 청소비·전기세 등으로 지급하는 빌딩 관리비도 ㎡당 9200원에서 9300원으로 늘었다.

임대료뿐만 아니라 빌딩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3월 현대캐피탈은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사옥을 현대라이프생명보험에 1311억원에 매각했다. 2001년 기아자동차로부터 현대캐피탈이 사옥을 매수했을 때 매수가(67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지난 1분기 여의도권의 오피스 공실률은 11.25%에 달한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내리지 않는 것은 빌딩 매각시 건물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목적이 크다. 정혜진 교보리얼코 투자자문팀 연구원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춰 새 임차인과 임차계약을 할 경우 기존 임차인들의 반발이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물주들이 인테리어 공사기간에 임대료를 받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는 임대료를 할인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