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외국인' Q&A…실체가 대기업 경영자라도 시세조종 가능성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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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 검은머리, 넌 누구냐
Q:조세 피난처에만 검은머리 외국인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원론적으로는 미국 일본 등으로 자금을 빼돌려 국내로 역투자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엔 해당국 관련 규정이 복잡하고, 시일도 오래 걸린다. 자금 흐름이 그대로 노출될 위험도 크다. 자연스럽게 조세피난처를 이용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역외펀드 현황을 봐도 유추할 수 있다. 외국인 역외펀드 211곳 가운데 미국 국적은 36개다. 이 중 35개가 델라웨어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델라웨어주는 주 밖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선 세금을 매기지 않는 것은 물론 회사가 실체적으로 존재할 것으로 요구하지도 않아 조세 피난처로 분류된다.”
Q:조세 피난처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 상당수를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보는 이유는.
“조세 피난처에서 들어오는 돈을 모두 검은머리 외국인 자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검은머리가 아닌 진짜 외국인 투자자 중에선 한국시장과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시시콜콜한 정보를 확보한 경우가 많지 않을 것으로 증권가와 금융당국은 추론한다. 굳이 한국시장 투자를 위해 조세피난처를 거칠 필요가 있는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같은 대형 기관을 비롯해 정상적인 투자자금은 자사 조직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오는 게 대부분이다.”
Q:검은머리 외국인의 정체는 뭔가.
“증권가에선 대기업 경영인 등이 검은머리로 위장했다면 시세조종을 목적으로 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CJ 같은 대형주는 덩치가 커 시세조종이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금을 회피하거나 지분 확대를 위한 편법으로 검은머리를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물시장에 등장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은 ‘슈퍼개미’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차익 규모가 크고 수법이 대담하다는 측면에서 정치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Q:외국인 투자등록제를 강화하면 검은머리 외국인을 방지할 수 있지 않나.
“현행 제도상 외국인이 투자등록을 할 때 등록한 외국인이 진짜 투자자인지, 돈주인이 한국인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게 문제다. 그나마 이들 외국인이 의심스러운 거래를 할 때마다 조사에 들어가는 것도 투자 위축을 일으킬 수 있어 한계가 있다. 자칫 한국이 ‘금융 경찰국가’로 비쳐질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외국인 투자등록제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로, 해외에선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조건으로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워한다. 현실적으로 조세피난처 국가들과 상호협정을 맺어 자금이동 감시와 정보 교환을 강화하는 것이 해법이지만 현실성이 크지 않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원론적으로는 미국 일본 등으로 자금을 빼돌려 국내로 역투자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엔 해당국 관련 규정이 복잡하고, 시일도 오래 걸린다. 자금 흐름이 그대로 노출될 위험도 크다. 자연스럽게 조세피난처를 이용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역외펀드 현황을 봐도 유추할 수 있다. 외국인 역외펀드 211곳 가운데 미국 국적은 36개다. 이 중 35개가 델라웨어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델라웨어주는 주 밖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선 세금을 매기지 않는 것은 물론 회사가 실체적으로 존재할 것으로 요구하지도 않아 조세 피난처로 분류된다.”
Q:조세 피난처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 상당수를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보는 이유는.
“조세 피난처에서 들어오는 돈을 모두 검은머리 외국인 자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검은머리가 아닌 진짜 외국인 투자자 중에선 한국시장과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시시콜콜한 정보를 확보한 경우가 많지 않을 것으로 증권가와 금융당국은 추론한다. 굳이 한국시장 투자를 위해 조세피난처를 거칠 필요가 있는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같은 대형 기관을 비롯해 정상적인 투자자금은 자사 조직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오는 게 대부분이다.”
Q:검은머리 외국인의 정체는 뭔가.
“증권가에선 대기업 경영인 등이 검은머리로 위장했다면 시세조종을 목적으로 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CJ 같은 대형주는 덩치가 커 시세조종이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금을 회피하거나 지분 확대를 위한 편법으로 검은머리를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물시장에 등장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은 ‘슈퍼개미’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차익 규모가 크고 수법이 대담하다는 측면에서 정치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Q:외국인 투자등록제를 강화하면 검은머리 외국인을 방지할 수 있지 않나.
“현행 제도상 외국인이 투자등록을 할 때 등록한 외국인이 진짜 투자자인지, 돈주인이 한국인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게 문제다. 그나마 이들 외국인이 의심스러운 거래를 할 때마다 조사에 들어가는 것도 투자 위축을 일으킬 수 있어 한계가 있다. 자칫 한국이 ‘금융 경찰국가’로 비쳐질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외국인 투자등록제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로, 해외에선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조건으로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워한다. 현실적으로 조세피난처 국가들과 상호협정을 맺어 자금이동 감시와 정보 교환을 강화하는 것이 해법이지만 현실성이 크지 않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