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 회담] 북한, 협상파에 힘 실리나
정부는 북한의 회담 제의 배경을 두고 북한 내부 힘의 역학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군부 강경파보다 협상파에 무게 중심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북한 측의 태도 변화에 ‘장성택 역할론’이 제기된다.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은 2002년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방북 때 박 대통령을 직접 만난 실력자다.

박 대통령은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단독 면담 뒤 김 위원장과 김용순 노동당 중앙위 비서, 장성택 노동당 조직부 제1부부장 등과 두 시간 정도 만찬을 함께했다. 현재 북한 최고위층 가운데 장성택이 박 대통령을 직접 만난 유일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방북 내용을 잘 아는 그가 당시 논의를 기초로 대남 제안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부 일각의 분석이다.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특사로 파견된 대표적 강경파인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보다는 협상파인 장성택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장성택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같은 군사적 도발 대신 경제개혁 조치, 특구 조성 및 외자 유치를 중심으로 한 경제 발전을 도모한 인물로 평가된다. 장성택은 북한 경제의 총책임자인 박봉주 내각 총리와 함께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