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9일 오전 7시28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경쟁이 뜨겁다. CVC, KKR, 칼라일 등 대형 외국계 사모펀드(PEF)를 비롯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 10여곳이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450억원가량으로 안정적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최대 주주는 동부건설(50.01%)이다. 2대 주주는 가이아디벡스유한회사(49.99%)로 이 회사는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이 만든 특수목적회사다.

가이아는 동부건설이 지분을 매각할 때 같은 가격에 보유 지분을 팔 수 있는 공동 매각권(tag-along right)을 갖고 있다. 태그얼롱 행사에 대해선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이 100%라는 얘기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매각 가격을 3000억~35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PEF 관계자는 “물류 업계 평균 ‘에비타 배수’가 7배가량인데 이를 적용하면 3000억원을 조금 넘는다”고 설명했다. 동부 쪽은 3500억원 이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로는 쟁쟁한 PEF들이 총망라돼 있다. 외국계 대형 펀드 3사를 비롯해 국내에선 IMM프라이빗에쿼티, H&Q AP코리아, LB인베스트먼트 등이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외국계 PEF 관계자는 “진지하게 보고 있다”며 “이번 협상은 가격 외에도 경영권 보장 등 동부가 원하는 조건을 누가 가장 잘 충족시켜 주느냐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IB 전문가들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을 일종의 ‘파킹 딜’로 보고 있다. 동부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분 매각을 택하긴 했지만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되찾길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