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 골퍼' 김보경, 거침없는 2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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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칸타타여자오픈 '나홀로 언더파' 우승
2승하는 데 5년…3승에는 고작 1주일 걸려
2승하는 데 5년…3승에는 고작 1주일 걸려
“레슨 안 받고 혼자 치다 보니 샷이 엉망이에요. 몸을 쓰지 않고 손으로만 스윙을 하다 보니 안 될 때는 무너지지요.”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채리티오픈에서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독학 골퍼’ 김보경(27·요진건설)이 2주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김보경은 9일 제주 서귀포의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2)에서 열린 제3회 롯데칸타타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마지막날 무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버디 2개를 잡았다. 최종합계 5언더파 211타로 ‘나홀로 언더파’를 기록하며 ‘엄마 골퍼’ 최혜정(볼빅)을 5타차로 제쳤다.
2008년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 이후 성적이 나지 않아 은퇴까지 고려했던 김보경은 5년의 기다림 끝에 두 번째 우승을 거뒀으나 세 번째 우승까지는 고작 1주일이 걸렸다. 김보경은 이번 우승으로 내년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는 출전권도 덤으로 얻었다.
김보경은 캐디피를 아끼기 위해 골프를 전혀 모르는 아버지(김정원·57)에게 캐디를 맡길 정도로 어렵게 프로 생활을 이어왔다. 프로가 될 때까지 동네 연습장에서 레슨을 받은 것 빼고는 변변한 레슨조차 받아본 적도 없었다. 클럽 피팅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김보경은 자신의 스윙에 대해 “레슨을 받지 않고 혼자 하다 보니 내 스타일대로 쳐 샷은 엉망”이라며 “몸을 많이 쓰지 않고 손으로 상체 위주의 스윙을 하다 보니 힘을 많이 써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는 바람이 많이 불어 치다 마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윙을 끝까지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보경은 경쟁자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한 번도 선두 위협을 받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우승을 거뒀다. 8번홀(파3)에서 1m 버디를 잡은 김보경은 4타차 단독선두를 질주했으며 이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15번홀(파5)에서 세 번째샷을 홀 1.5m 가까이 붙여 버디를 추가하면서 2위와의 격차를 5타로 벌렸다. 사흘 연속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김보경이 유일했다.
김보경은 “날씨가 안 좋아 우승은 생각도 하지 않고 나가서 그런지 지난주처럼 마음이 편했다”며 “4번홀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3m나 지나갔는데 그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1억원을 받은 김보경의 시즌 상금은 2억5500만원(3위)을 기록했다. 2008년 자신의 시즌 최고 상금(2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2주 연속 우승은 1년 전 김자영(우리투자증권-두산매치플레이) 이후 처음이다.
프로 데뷔 이후 9년간 딸의 캐디백을 멘 아버지는 관절염에다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살았다. 이번 대회는 무릎에 물이 차 골프장 캐디가 백을 멨다. 김보경은 “아빠가 1년에 한 번 정도 빼고는 모두 백을 멨으나 앞으로는 힘들 것 같다. 올해까지만 캐디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요진건설 소속사 선수(심현화 조영란 김보경)가 거둔 3승이 모두 롯데스카이힐제주에서 나왔다.
장하나(21·KT)는 3, 4번홀 연속 버디에 10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공동 2위로 도약했으나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샷이 왼쪽으로 OB가 나면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장하나는 합계 3오버파로 공동 5위에 올라 8개 대회 연속 ‘톱10’의 기록을 이어갔다.
양수진은 합계 2오버파로 한승지(20·한화)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김효주(18·롯데)는 합계 6오버파로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서귀포=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채리티오픈에서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독학 골퍼’ 김보경(27·요진건설)이 2주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김보경은 9일 제주 서귀포의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2)에서 열린 제3회 롯데칸타타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마지막날 무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버디 2개를 잡았다. 최종합계 5언더파 211타로 ‘나홀로 언더파’를 기록하며 ‘엄마 골퍼’ 최혜정(볼빅)을 5타차로 제쳤다.
2008년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 이후 성적이 나지 않아 은퇴까지 고려했던 김보경은 5년의 기다림 끝에 두 번째 우승을 거뒀으나 세 번째 우승까지는 고작 1주일이 걸렸다. 김보경은 이번 우승으로 내년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는 출전권도 덤으로 얻었다.
김보경은 캐디피를 아끼기 위해 골프를 전혀 모르는 아버지(김정원·57)에게 캐디를 맡길 정도로 어렵게 프로 생활을 이어왔다. 프로가 될 때까지 동네 연습장에서 레슨을 받은 것 빼고는 변변한 레슨조차 받아본 적도 없었다. 클럽 피팅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김보경은 자신의 스윙에 대해 “레슨을 받지 않고 혼자 하다 보니 내 스타일대로 쳐 샷은 엉망”이라며 “몸을 많이 쓰지 않고 손으로 상체 위주의 스윙을 하다 보니 힘을 많이 써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는 바람이 많이 불어 치다 마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윙을 끝까지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보경은 경쟁자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한 번도 선두 위협을 받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우승을 거뒀다. 8번홀(파3)에서 1m 버디를 잡은 김보경은 4타차 단독선두를 질주했으며 이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15번홀(파5)에서 세 번째샷을 홀 1.5m 가까이 붙여 버디를 추가하면서 2위와의 격차를 5타로 벌렸다. 사흘 연속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김보경이 유일했다.
김보경은 “날씨가 안 좋아 우승은 생각도 하지 않고 나가서 그런지 지난주처럼 마음이 편했다”며 “4번홀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3m나 지나갔는데 그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1억원을 받은 김보경의 시즌 상금은 2억5500만원(3위)을 기록했다. 2008년 자신의 시즌 최고 상금(2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2주 연속 우승은 1년 전 김자영(우리투자증권-두산매치플레이) 이후 처음이다.
프로 데뷔 이후 9년간 딸의 캐디백을 멘 아버지는 관절염에다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살았다. 이번 대회는 무릎에 물이 차 골프장 캐디가 백을 멨다. 김보경은 “아빠가 1년에 한 번 정도 빼고는 모두 백을 멨으나 앞으로는 힘들 것 같다. 올해까지만 캐디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요진건설 소속사 선수(심현화 조영란 김보경)가 거둔 3승이 모두 롯데스카이힐제주에서 나왔다.
장하나(21·KT)는 3, 4번홀 연속 버디에 10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공동 2위로 도약했으나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샷이 왼쪽으로 OB가 나면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장하나는 합계 3오버파로 공동 5위에 올라 8개 대회 연속 ‘톱10’의 기록을 이어갔다.
양수진은 합계 2오버파로 한승지(20·한화)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김효주(18·롯데)는 합계 6오버파로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서귀포=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