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코리아 창조포럼 2013] "거품 없는 맥주가 맛있나…거품 없이 벤처 성장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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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와 벤처창업' 대토론회
거품 우려한 규제보다는 공격적 육성 필요
벤처상품 판매하는 유통채널 확충해야
대기업, 中企 M&A로 신성장동력 마련을
거품 우려한 규제보다는 공격적 육성 필요
벤처상품 판매하는 유통채널 확충해야
대기업, 中企 M&A로 신성장동력 마련을
▶ 이승철-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발표문 (PDF)
▶ 남민우-벤처기업협회 회장 발표문 (PDF)
▶ 이상목-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발표문 (PDF)
“거품 없는 맥주가 맛이 있나요? 벤처 거품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10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3’ 대토론회에선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행복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벤처 창업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2000년대 초의 벤처 거품이 재연되는 것을 우려해 감시·감독에 신경 쓰기보단 공격적인 벤처 육성정책을 세우고 청년들이 자유롭게 창업에 나설 수 있는 ‘벤처 토양’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엔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임덕호 한양대 총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거품 없는 성장 없다
“거품 없는 벤처 성장이 가능한가”라는 정 실장의 질문에 남 회장은 “2000년 국내에서 발생한 벤처 거품은 일부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이후에 많은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거품이 전혀 없이 특정 산업이 발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벤처 창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 차관은 “정부는 올해 미래창조펀드와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총 6조9000억원의 창업투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벤처기업이 대출이 아닌 투자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가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판’을 벌이면 민간 기업이 실질적인 창조경제를 주도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벤처상품 파는 ‘유통채널’ 필요
벤처기업이 생산한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채널’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가수 싸이가 글로벌 스타가 된 것은 유튜브라는 유통채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본에는 도큐핸즈(TOKYU HANDS)라는 벤처기업의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있지만, 한국에는 벤처기업들이 양질의 상품을 만들어도 정작 이를 소비자에게 팔 수 있는 창구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만 진정한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 실장이 던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한국 사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수직적인 관계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커다란 판을 펼쳐놓으면 중소기업들이 이와 연계된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어 사실상 상호 협력적 관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업 실패는 사회적 자산
적극적인 중소기업 인수합병(M&A)이 대·중소기업 간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차관은 “글로벌 기업들은 10여년 전부터 중소기업 M&A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왔다”며 “반면 한국 대기업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대형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며 모든 기술을 직접 개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남 회장도 “미국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회수 방안 중 M&A가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업공개(IPO)가 94%에 육박한다”며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인수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고, 자신들의 유통·마케팅 채널을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창업에 실패하면 신용불량자가 되고, 재기가 어려워지는 지금의 사회구조를 바꾸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남 회장은 “한국의 부모는 자녀들에게 스티브 잡스를 배우라고 교육하면서도, 자녀가 창업을 한다고 하면 결사 반대한다”며 “성공한 기업가도 최소 두세 번의 실패를 경험하는 만큼 기업가의 실패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포용하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동혁/김희경/김보영 기자 otto83@hankyung.com
▶ 남민우-벤처기업협회 회장 발표문 (PDF)
▶ 이상목-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발표문 (PDF)
“거품 없는 맥주가 맛이 있나요? 벤처 거품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10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3’ 대토론회에선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행복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벤처 창업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2000년대 초의 벤처 거품이 재연되는 것을 우려해 감시·감독에 신경 쓰기보단 공격적인 벤처 육성정책을 세우고 청년들이 자유롭게 창업에 나설 수 있는 ‘벤처 토양’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엔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임덕호 한양대 총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거품 없는 성장 없다
“거품 없는 벤처 성장이 가능한가”라는 정 실장의 질문에 남 회장은 “2000년 국내에서 발생한 벤처 거품은 일부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이후에 많은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거품이 전혀 없이 특정 산업이 발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벤처 창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 차관은 “정부는 올해 미래창조펀드와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총 6조9000억원의 창업투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벤처기업이 대출이 아닌 투자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가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판’을 벌이면 민간 기업이 실질적인 창조경제를 주도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벤처상품 파는 ‘유통채널’ 필요
벤처기업이 생산한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채널’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가수 싸이가 글로벌 스타가 된 것은 유튜브라는 유통채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본에는 도큐핸즈(TOKYU HANDS)라는 벤처기업의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있지만, 한국에는 벤처기업들이 양질의 상품을 만들어도 정작 이를 소비자에게 팔 수 있는 창구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만 진정한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 실장이 던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한국 사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수직적인 관계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커다란 판을 펼쳐놓으면 중소기업들이 이와 연계된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어 사실상 상호 협력적 관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업 실패는 사회적 자산
적극적인 중소기업 인수합병(M&A)이 대·중소기업 간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차관은 “글로벌 기업들은 10여년 전부터 중소기업 M&A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왔다”며 “반면 한국 대기업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대형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며 모든 기술을 직접 개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남 회장도 “미국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회수 방안 중 M&A가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업공개(IPO)가 94%에 육박한다”며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인수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고, 자신들의 유통·마케팅 채널을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창업에 실패하면 신용불량자가 되고, 재기가 어려워지는 지금의 사회구조를 바꾸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남 회장은 “한국의 부모는 자녀들에게 스티브 잡스를 배우라고 교육하면서도, 자녀가 창업을 한다고 하면 결사 반대한다”며 “성공한 기업가도 최소 두세 번의 실패를 경험하는 만큼 기업가의 실패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포용하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동혁/김희경/김보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