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대표(사진)가 10일 “박근혜정부 출범 후 기업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정부는 규제 완화를 얘기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규제와 권고안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잭슨 대표는 이날 암참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신해 애로사항을 털어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급격한 산업 및 기업정책 변화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한 예로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패밀리레스토랑을 어느 곳에 열 수 있는지 위치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며 “이런 권고들은 장기적으로 한국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거나 한국에 처음 진출하려는 기업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잭슨 대표는 “외국계 회사들이 한국 투자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명확하고 예측가능하며 일관된 규제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산업부와 외교부 중 한·미 FTA 주관부서가 어디인지,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기준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궁금해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잭슨 대표는 “한국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관련해 연구개발(R&D) 등을 위한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며 “의료산업을 포함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혁신을 위해 집중해야 할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중 FTA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잭슨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때 한·중 FTA와 관련해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예상하는 한·중 FTA의 효과는 무엇이며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현행 투자액 중심으로 외국계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던 것을 개편하겠다”며 “투자액이 낮더라도 고용창출과 혁신성 등 국민 경제 기여도가 높은 투자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새 정부의 창조경제와 관련, “스마트한 제조업을 육성하자는 것으로 향후 많은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